CJ ENM이 2분기 광고 매출 둔화와 콘텐츠 제작 지연 등 요인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반기 TV광고 수익성을 회복하고 콘텐츠 경쟁력 강화, 아티스트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사업 확대 등으로 실적 회복을 노린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 '티빙'과 SK 계열사 '콘텐츠웨이브' 합병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CJ ENM은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10일 잠정 공시했다. 2분기 매출액은 1조4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증권가 전망치 매출액 1조1837억원과 영업손실 9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당기순손실은 123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당기순손실 250억원보다 규모가 커졌다.
이외 CJ ENM의 사업 부문별 2분기 실적은 △영화드라마(매출 2296억원·영업손실 311억원) △음악(매출 1308억원·영업이익 120억원) △커머스(3457억원·영업이익 187억원) 등이었다.
영화드라마 사업 실적이 부진했던 건 미국 배우와 작가들의 파업으로 인해 다수 콘텐츠 제작이 지연된 탓이다. CJ ENM의 미국 콘텐츠 제작 자회사 '피프스시즌'은 다큐멘터리 등 주요 작품의 제작이 지연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드라마 제작 계열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피프스시즌은 콘텐츠 공동 기획 등 협력을 진행 중이다.
CJ ENM 관계자는 이날 진행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미국 작가와 배우들이 파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스튜디오드래곤의 글로벌 사업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피프스시즌 기대작 '더 빅도어프라이즈 시즌2'는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연내 공급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기획·개발 단계에 있는 '사랑의 불시착'도 한국 작가가 진행 중이라 미국 파업에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기회가 될 거란 기대감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미국 파업으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 제작되는 콘텐츠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이는 한국 콘텐츠 공급이 확대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반기에는 음악 부문 사업에서 자체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남자 가수 그룹 제로베이스원은 데뷔 앨범 '유스인더쉐이드'가 초동 판매 182만장을 기록해 신인 그룹 데뷔 앨범 가운데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하반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일본에서 톱 아이돌로 자리매김한 'JO1' 'INI'의 선전과 4분기 '프로듀스 101재팬 더걸즈'를 통한 걸그룹 탄생도 예정돼 있는 만큼 글로벌 성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티빙과 콘텐츠웨이브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CJ ENM 측은 "티빙의 유료 가입자는 작년 대비 거의 70% 가까이 성장했고 여러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면서 추가적인 톱 라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TV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 하고 있던 오리지널, TV 콘텐츠 등 전략은 물론이고 서비스 고도화 전략도 지속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득수 CJ ENM 경영지원실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업 환경은 상반기 최악의 상황을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남은 하반기와 내년에는 더 의미있는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콘텐츠 투자를 최적화하고 티빙 사업 모델을 다변화해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높일 예정"이라며 "히트 레이쇼(ratio, 흥행 적중률)를 확대하고 프로세스를 고도화해 스튜디오와 제작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