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반등을 보이는 가운데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하던 서울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깡통전세 여파로 전세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갭투자를 통한 오피스텔 매매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와 전세사기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오피스텔 시장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오피스텔 매매량은 401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9235건) 대비 56% 감소한 수치다. 부동산 거래 절벽이 극심했던 지난해 하반기(5162건)와 비교해도 1000건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 오피스텔 매매량은 1월 451건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월 928건으로 깜짝 반등했지만 △3월 681건 △4월 616건 △5월 642건 △6월 696건으로 4개월 연속 600건대에 머물렀다.
현장에서도 오피스텔 시장 침체를 체감할 수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A 중개업소 대표는 "오피스텔은 현재 분양, 매매 어떤 유형이든 시세 차익이 크게 안 나고 있다"며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이 된다는 점도 과거에 비해 오피스텔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구 B중개업소 관계자도 "임대 쪽은 어느 정도 유지는 되고 있지만, 매매나 분양 쪽 분위기는 안 좋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는 것도 매매를 꺼리는 원인 중 하나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지난 2020년 8월 12일 취득일부터 주택 수에 포함돼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세가 부과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줬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오피스텔을 포함해 주택법상 준주택인 생활형 숙박시설, 기숙사, 노인복지시설 등에 대해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깡통전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만큼 오피스텔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 시장이 호황인 상태에서 투자를 못할 때 대체재로 들어가는 시장"이라며 "최근 아파트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서기는 했지만 일부 서울 지역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굳이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이 눈을 돌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