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의 상온·상압 초전도체 발견 주장이 투자 열풍을 일으켰지만, 과학자들은 이에 회의적이라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한국 과학자들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며 공개한 두 편의 논문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관심을 끌며, 한국과 중국 증시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폭등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 발견을 주장하는 한국 논문이 공개된 뒤 미국 국립연구소, 중국 대학 등의 연구진들이 논문을 검토했다. 특히 한국 연구원들이 논문을 통해 공개한 ‘LK-99’를 만드는 방법이 주목받았다.
중국 대학 3곳의 연구원들은 LK-99 재생산을 시도했고, 그 결과는 제각각이었다. 화중과학기술대학의 연구팀은 반자성을 확인했지만 제로 저항인지는 검증하지 않았다. 취푸사범대학의 연구팀은 초전도체의 필수 특성 중 하나인 제로 저항을 관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 난징에 있는 동남대학(the Southeast University)의 연구팀은 저항이 0으로 측정됐지만, 영하 163도에서만 이런 특성을 보였다고 했다.
반면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진은 LK-99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론적으로 구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 투자 위원회 소속인 에릭 툰은 LK-99 재생산 노력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툰은 초전도성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강조하며 “만약 (LK-99가 초전도체가) 맞으면 완전히 게임체인저지만, 더 많은 검증을 받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이터통신은 ‘미확인된 초전도체’(USO, Unidentified Superconducting Objects)가 많다고 전했다. 미국 최초의 국립 핵물리학연구소인 아르곤 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의 마이크 노먼 연구원은 “우리는 그것들을 USO라고 부른다”며 처음에는 초전도체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는 초전도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등 미확인된 초전도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속을 수 있다”며 “심지어 훌륭한 사람도 속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먼은 한국 연구진이 공개한 논문에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빠르게 논문을 공개하느라 발생한 실수일 수도 있지만, 물질이 광범위한 온도 범위에서 초전도 상태에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보여 주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LK-99를 미국 에너지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시뮬레이션한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시네드 그리핀 연구원도 본인의 시뮬레이션에 한계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초전도체라는 것을 결정적으로 증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는 완벽한 정밀도로 납을 기반으로 한 인회석(아파타이트)에 구리원자를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 등을 지적했다.
학자들은 LK-99가 상온 초전도체로 판명되더라도, 이것이 얼마나 유용할지를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물리학자 다수는 LK-99가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두 개 논문의 저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그 누구에게도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