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첫 희망퇴직 나선 카카오…게임사들은 잇따라 '권고사직'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7일부터 퇴직금과 최대 6개월 치 기본급, 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연차 10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이라는 퇴직 제도를 시행했다. 퇴직금과 최대 15개월 치 기본급, 지원금 5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 역시 최근 일부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공지했다.
카카오 창립 후 희망퇴직이 시행되는 것은 처음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자회사가 중심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몇 년간 지속 적자에 시달렸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웹툰 등 스토리 사업의 위축 속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엑스엘게임즈 역시 올해 상반기 '아키에이지 워' 출시 전까지는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잇따른 고용불안 속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2018년 10월 출범 후 회사를 상대로 한 첫 단체행동을 지난 26일 시행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권고사직이 잇따르고 있다.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인기 속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오른 시프트업이 '데스티니 차일드' 개발진들의 권고사직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캐주얼 게임 개발사 테이크원컴퍼니 역시 지난 6월 직원 5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월 쿠키런 지식재산권(IP) 활용 사업을 하는 '마이쿠키런' 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속 직원들에게 당일 권고사직 통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인기 서비스는 종료…비용 절감 일환
IT·게임업계는 사용자가 줄어든 서비스를 교통정리하는 데도 집중한다. 네이버는 오는 11월 30일부터 문서 작성 서비스(오피스)와 PC 백신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오는 3분기 중으로는 기존 '네이버TV'를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 나우'로 통합한다. 이외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 영화', '네이버 시리즈온'의 PC 다운로드 서비스 등을 종료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게임사들 역시 속속 기존 서비스를 접고 있다.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를 오는 9월 21일 서비스 종료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며 적자폭이 커졌고 결국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 역시 음성 인공지능(AI) 서비스 '오딕'을 오는 8월 16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오딕은 음성 TTS(Text To Speech) 기술 기반의 오디오북 플랫폼으로 지난해 말 출시됐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 3월 PC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2021년 다수 게임사들이 직원들의 기본급을 수백만원씩 일괄 인상했고, IT업계도 좋은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자에게 지급하는 연봉을 올려 왔다"라며 "비대면 열풍이 사그라진 데다가 투자 시장도 얼어붙으면서 당시 올렸던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부담이 돼 버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