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 선제 대응을 위한 금융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핵심 계열사인 각 은행권을 중심으로 영업력 강화와 기업금융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에서 2분기에도 치열한 각축전 양상이 실적에 반영됐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7일에는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시장이 바라보는 4대금융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4조36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최대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각사 별 순익 추정치를 살펴보면 KB금융이 전년 동기(1조3035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1조3323억원 규모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분기에 이어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신한금융(1조2418억원)이 그 뒤를 잇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9552억원, 8343억원 안팎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른 상반기 4대금융 순익 전망치는 9조2600억원 수준으로, 9조원을 밑돌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확대될 것으로 점쳐졌다.
이번 4대금융 실적 발표에 있어 주요 변수는 대손충당금 신규 적립 규모가 꼽힌다. 4대금융은 작년 4분기부터 위기 대응을 위한 충당금 적립에 힘을 실어왔다. 특히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7199억원) 대비 140% 확대된 1조7338억원 규모의 신규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도 금융권 연체율이 상승한 데다 금융당국 역시 선제적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충당금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손비용을 어느 정도로 쌓느냐에 따라 순익에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높다.
이밖에도 지난해부터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 조치 등으로 차주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연초 감소하는 듯 했던 가계부채 규모가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도 실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 안팎에서는 높은 금리 상황 속 가계대출 증가세로 인해 순익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은행 이자이익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실제 금리 인하 움직임이 지속됐던 만큼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금융사들이 상당 규모의 경기대응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단 올해 상반기까지는 호실적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규모 상생금융 계획 발표로 쉽지 않게 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