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쪽 분량으로 공개된 PIF-PGA 투어 새 법인 청문회 문건

2023-07-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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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측 "선택 여지 없어"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지미 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지미 던(중앙).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새 법인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됐다. 청문회를 소집한 곳은 미국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PSI)다.

청문회에 참석한 PGA 투어 측 인사는 론 프라이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정책위원회 이사이자, PIF와의 협상을 끌어낸 두 사람 중 한 명인 지미 던이다.

이들은 청문회에서 "PIF의 무한한 자금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선택 여지가 없었다"면서도 "그들은 결코 골프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서 나온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의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이하 LIV 골프) 이적이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각각 2개 팀의 구단주를 맡는다. 팀 대항전 이름은 '월드 골프 시리즈'다. 두 선수는 최소 10개 대회에 출전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둘째는 LIV 골프 그레그 노먼 커미셔너의 사임이다. PGA 투어 측은 PIF 야시르 알-루마얀 총재에게 요구했다. 또한 노먼 커미셔너가 운영하는 대행사인 퍼포먼스54의 해체를 추가했다.

셋째는 알-루마얀 총재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하 오거스타)과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 회원 가입이다. 실현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오거스타와 R&A는 도널드 트럼프 등 미국 대통령의 가입도 거절한 바 있다.

던과 에드 헐리히(PGA 투어 정책위원회 이사), 제이 모너핸(PGA 투어 커미셔너)이 서명한 5쪽 분량 초기 계약서에는 알-루마얀 총재의 PGA 투어 정책위원회 입성만이 적혔다.

그렇다면 267쪽 분량의 PSI 문건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시작은 3가지 단체(PIF, PGA 투어, DP 월드 투어)의 소개다. 이후 배경이 설명된다. 시점은 LIV 골프 출범 이후다. 내용에는 모너핸 커미셔너와 노먼 커미셔너가 주고받은 이메일이 나온다. 노먼 커미셔너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선수를 영입한 뒤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플레이어가 골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청문회 관련 문건 사진이동훈
청문회 관련 문건. [사진=PSI]
이어서 양측이 어떻게 초기 계약서에 서명했는지가 나온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5월 11일부터 12일까지 양일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다. 이후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6월 5일부터 6일까지는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PGA 투어 본부가 위치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모임을 갖지 않았다.

다음은 사우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주도하는 비전 2030이 소개된다. 어떻게 PIF가 세계 최대의 국부 펀드가 됐는지와 어떻게 2조 달러(2549조6000억원)를 관리하는지를 설명한다.

2015년 840억 달러(107조832억원)로 출발해 올해 4월 약 7000억 달러(892조3600억원)를 운용하게 됐다는 도표가 첨부됐다. 

이후에는 새 법인에 대한 모든 자료가 첨부됐다. 계약서, 이메일, 비전 2030 소개 등 모든 것이다. 계약서는 수정본까지 담았다.

PGA 투어 측은 이 문건을 바탕으로 새 법인 설립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그러면서도 PIF에 투자받지만 주체는 PGA 투어라고 강조했다.

물론 미국 내에서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사우디 인권 문제, 사우디 유력 언론인(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9·11테러 등으로다.

9·11 테러 당시 테러리스트들의 거주지는 대부분 사우디였다. 9·11 테러 유가족 단체 스트라다 회장은 "PGA 투어가 미국 골프를 사우디에 팔아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PSI를 주도한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당)은 모두 발언에서 "이 청문회는 잔인하고 폭압적인 정권(사우디)이 그들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해 미국이 애써 가꿔온 제도(PGA 투어)를 돈으로 사려는 행태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악수하는 지미 던과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왼쪽부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악수하는 지미 던과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왼쪽부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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