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아세안 지역과 중국 간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미국의 간섭을 견제하고 나섰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전날 왕 위원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회의를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3자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왕 위원은 러시아·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아세안 파트너국으로서 중국은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지역 협력을 지지한다"며 "동아시아 국가 간 협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각국이 대동단결하여 단합과 협력을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현하며, 위험에 함께 대응하고, 인류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 인도네시아는 신흥시장의 대표주자이자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으로서 상호 교류, 협력하는 것이 3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다자주의 프로세스와 평화·안정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동남아 지역에서 남중국해 영토권 분쟁을 둘러싸고 미국 및 일부 아세안 회원국들과 마찰을 빚어 왔다. 특히 중국은 갈등의 당사자가 아닌 미국이 이 문제에 개입해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왕 위원은 이번 아세안 회의를 계기로 동남아 각국에 미국의 개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이번 기회에 아세안의 협력 환경과 의지를 저해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된 외부 세력에 대한 경계를 강화할 것을 아세안에 상기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12일(현지시간) 미국 국부무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 위원은 이날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회동한다. 지난달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베이징에서 만났던 미·중 양국의 외교라인 1인자인 두 사람이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재회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