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락과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 실적 부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 윤석열 정부는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출범했고, 세계 6위 수준의 국가 인공지능(AI) 경쟁력을 2027년까지 세계 3위로 높이기 위해 원천 기술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11월 미국 AI 기업 오픈AI가 AI 챗봇 챗GPT를 출시하고 출시 두 달 만에 월 사용자 1억명을 확보해 '초거대 AI'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초거대 AI 분야 기술 선도 경쟁이 미국 중심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의 초거대 AI 기술을 핵심 사업에 통합해 각국의 인터넷 검색과 기업용 업무 도구,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힘을 불어넣자 구글도 자체 초거대 AI 기술로 챗봇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선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올 상반기부터 국내 디지털·ICT 기업도 글로벌 빅테크 공세에 맞서 생존과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올 하반기 자체 초거대 AI 기술과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며 빅테크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의 도전이 세계 AI 시장 경쟁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경제는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잠재력과 미래 발전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학계·산업계 주요 분야별 대표 기술 리더들과 진행한 심층 인터뷰를 매주 1회씩 총 4주에 걸쳐 게재한다. 연속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도전자로 나선 한국 기업들이 어떤 잠재력과 경쟁력을 발휘할지, 이들의 전략 방향이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조망한다. <편집자 주>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데이터를 잘 모으고 정리해서 그릇에 담고 이를 현재 인공지능(AI) 모델 알고리즘과 결합해 생성형 AI를 만들어야 한다. 실리콘밸리 석학들에게 물어봐도 데이터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I 알고리즘은 클라우드로, AI 하드웨어 인프라는 대규모 자금 투자로 확보할 수 있지만 데이터 플랫폼은 돈 주고도 못 만든다."
데이터베이스 분야 최고 석학인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이 한국 AI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조언했다. 최근 대만 TSMC, 미국 데이터브릭스 등을 잇달아 방문한 차 교수는 한국이 ‘챗GPT’라는 현상 자체에서 벗어나 데이터 플랫폼을 확보해야 글로벌 AI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타트업이 AI 혁신을 할 수 있도록 KT 등 국내 대기업이 백본(Backbone·네트워크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아주경제는 차 교수를 만나 한국형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생성형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AI의 핵심은 데이터다. 데이터는 품질과 범위(커버리지)가 중요하다. 국내 데이터 업계에서 가장 유리한 곳은 네이버다. 하지만 국내에만 머무르고 해외로 확장성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전 세계 데이터 업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회사는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 1일 개인정보 처리 약관을 바꾸며 온라인에서 수집한 정보를 AI 학습에 활용하겠다고 본격적으로 예고했다. 이렇게 구글이 대놓고 전 세계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내 기업은 다른 곳을 봐야 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만 쫓지 말고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틈새시장도 얼마든지 핵심 시장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는 문서도구(오피스)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는가. 기껏해야 판매 단가를 낮추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데이터 중심 생성형 AI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견했다. 어떤 의미인가?
"챗GPT가 등장한 지 반년이 넘었는데 한국은 여전히 챗GPT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챗GPT의 근간이 되는 생성형 AI 알고리즘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여기서 벗어나 챗GPT를 만들 수 있는 데이터와 그러한 데이터를 수집·분석·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을 더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 전쟁에서 AI 알고리즘 못지않게 중요한 자산은 기업들이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다. 반도체 회사는 다양한 칩 설계와 제조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있고, 조선 회사는 배 설계와 건조 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칩을 설계하는 다수의 팹리스 회사와 칩을 위탁 생산하는 소수의 파운드리 회사들이 분업하는 구조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처럼 생성형 AI 산업도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과 AI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업으로 나눠 시장이 전개될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AI 알고리즘과 하드웨어만 주목하고 데이터 플랫폼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데이터 중심 회사(Data-Centric Enterprise)라는 개념이 나오긴 했는데, 하나의 수식으로만 보고 정말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의미 전달은 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니 데이터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도 않고 그것으로 무엇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도 못한다."
-국내 기업이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혁신을 주도할 전문 지식과 데이터사이언스 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를 구하기 힘든 점이다. 국내 교육 체계에선 데이터사이언스와 응용 분야 전공 교육이 별개로 운영된다.
때문에 데이터사이언스와 영역별(도메인) 전문 지식을 겸비한 양손잡이 인재 교육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 서울대는 10년 전부터 양손잡이 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를 만들었다. 우선 빅데이터연구원을 설립하고 2019년 교육부로부터 신규 교수 정원을 받아 2020년 학부 전공과 상관없이 학생을 받는 허브 성격의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을 출범했다. 미국 UC버클리가 2019년 양손잡이 인재 교육을 위해 CDSS(컴퓨터·데이터사이언스·사회) 단과대학을 만든 것에 비견되는 성과다.
TSMC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세계적인 회사로 키운 모리스 창 박사는 2014년 자신이 박사 학위를 받았던 스탠퍼드대에서 엔지니어링 영웅상을 받으면서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이해를 바탕으로 넓은 시각으로 전략을 만들고 실행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꼽았다. 한국도 선진국의 뒤를 쫓는 것에서 벗어나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와 데이터사이언스를 결합해 경계를 넘어 도전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의 대표 사례는 무엇이 있나?
"데이터브릭스, 스노우플레이크 등이 실리콘밸리 데이터 플랫폼 기업의 대표 사례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에 방문해 데이터브릭스가 생성형 AI 모델 플랫폼 '모자이크ML'을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인수한 현장에 함께 했다.
데이터브릭스는 1년 매출이 10억 달러 내외인 회사지만, 데이터플랫폼 사업과 생성형 AI 모델 플랫폼 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설립 2년차·직원 70여명의 스타트업을 과감하게 인수했다. 다른 곳이 모자이크ML을 인수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 이런 과감한 투자가 데이터플랫폼 회사로서 데이터브릭스의 근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선 생성형 AI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있었다. 이제 각 분야별 특별한 스타트업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실리콘밸리 대규모 투자는 2010년 독일 SAP가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HANA'로 시장 판도를 바꾼 것을 연상케 한다. 내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토대로 스타트업 'Transact In Memory'를 창업하고 관련 기술을 SAP에 보여주자 SAP는 회사를 인수하고 프로젝트를 전사 규모로 확대했다. 2000명까지 늘어난 개발팀 규모와 속도를 토대로 SAP는 ERP와 클라우드 ERP 분야에서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라올 수 없는 혁신 기업이 됐다."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국내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 전반의 판을 바꾸는 생각을 해야 한다. 대만 TSMC를 설립한 모리스 창 박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1985년 전기·전자 분야 국비 유학생이던 나는 6개월간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중앙연구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연구소에서 당시 세계 1위 D램 반도체 기업이었던 TI의 D램 설계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SW) 연구를 했다. 내가 TI에서 인턴 수료를 할 때 창 박사는 TI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이끄는 회사 수석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TI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업체였다.
같은 해 대만은 창 박사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업기술연구원(ITRI) 원장으로 영입했다. 대만으로 복귀한 창 박사는 미국·일본이 메모리 반도체를 장악한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당시로서는 생소한 파운드리 사업을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1987년 2세대 뒤떨어진 ITRI 기술과 2억2000만 달러로 TSMC를 설립했다.
같은 시기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D램 제조에서 TI와 인텔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인텔은 D램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CPU(중앙처리장치)로 주력 사업을 바꿨다. 창 박사는 이들 팹리스 회사들에서 반도체 설계를 받아 칩을 위탁생산하는 반도체 제조 서비스를 TSMC 사업 방향으로 정했다. 미국·일본 반도체 기업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소위 새로운 판을 짠 것이다.
결과는 알다시피 대성공이다. TSMC는 전 세계 IT 기업을 고객사로 삼고 시스템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TSMC와 비슷하다. 혁신적인 생각으로 새판을 짜지 않는 한 미래 AI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TSMC와 같은 회사가 나올 수 있을까.
"많은 한국 기업이 혁신 기업을 따라가는 데 익숙하고 혁신을 주도하지 못한다. 직원들은 잘못했다가는 회사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한다. 이런 분위기 자체를 바꿔야 한다. 파운드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비즈니스의 본질을 조금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파운드리는 서비스업이다. TSMC는 2년 전 기준 500개 이상 팹리스에서 위탁 생산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만들었다. 지금은 고객이 더 늘어났을 것이다. 생산하는 반도체 가짓수도 1만개를 넘는다. 이런 위탁 생산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다.
TSMC에 가보면 서비스 기업으로서 마인드가 느껴진다. 모든 생산 공정을 다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생산 공정을 볼 수 있도록 해뒀다. 다른 파운드리 업체가 기업 비밀을 이유로 생산 공정을 꼭꼭 숨기는 것과 대조적이다. 단순히 생산 공정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각 라인별 정보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고객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게 TSMC 전략이다."
-한국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으로 도전하는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국내에도 한화와 같이 리스크 테이킹 전략을 취하는 기업이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 가면 모든 기업이 리스크 테이킹 전략을 취한다. 대표적인 리스크 테이킹 사례가 최근 오픈AI와 함께 오피스와 검색 엔진에 AI를 통합한 마이크로소프트다. 오픈AI와 협력을 이끈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 케빈 스콧은 지난해 8월 빌 게이츠가 주관한 저녁 행사에서 오픈AI가 비밀리에 선보인 GPT-4를 봤다. 두 회사 사이에 GPT-4 기반 ‘스텔스 협력(비밀 협력)’은 GPT-3.5를 공개하기도 전에 시작되고 있었다.
가능성 큰 스타트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리스크 테이킹으로 구글이 위협을 받고 있다. 구글도 GPT에 대응하는 언어모델 '람다'가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60%를 차지하는 검색 사업에 끼칠 영향을 염려하다가 허를 찔렸다. 뒤늦게 람다 기반 AI인 '바드'를 공개했지만 오픈AI가 높여 놓은 기대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현재 사업에 묶여 파괴적 혁신을 하지 못하는 ‘혁신가의 딜레마’ 현상이다. 이제 구글도 앤스로픽에 4억 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하며 리스크 테이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이렇게 대기업이 백본을 맡고 스타트업이 혁신을 주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은 대기업이 백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회사 안에만 두고 밖으로 놔주질 못한다.
스타트업이 혁신을 이끌고 대기업이 여기에 지분 투자를 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이들과 협력하거나 재인수하면 된다. 스타트업들도 국내에만 머물지 말고 실리콘밸리 등에 진출해 해외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는 모습이 일상화돼야 한다. 글로벌 진출 의지가 있는 사람과 스타트업을 모아서 테스트한 후 해외로 내보내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다. 국내 자본도 해외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이 점에서 처음부터 글로벌을 지향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 어떤 기업이 '백본' 역할에 적합하다고 보는가.
"KT 사외이사를 7년 지낸 내 경험에서 볼 때 제대로 된 지배구조와 리더십을 갖춘 '소유분산기업'이 백본 역할에 최적이다. 이 점에서 KT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KT 대표이사가 연임을 위한 단기 성과 목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다음 내부자의 막힌 시각에서 벗어나 국가와 글로벌 관점에서 혁신적인 백본 경영을 할 수 있는 리더를 찾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사티아 나델라 CEO와 스콧 CTO 같은 전문 경영인과 외부 영입 인재가 없었으면 지금의 혁신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처럼 무분별한 백본 역할은 지양할 필요성이 있다. 소프트뱅크도 KT와 마찬가지로 대형 이동통신사지만 투자에 연결성이 없는 문제가 있다. 실무에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어도 많은 돈을 투자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방만하게 구성했다. 미국 벤처캐피털 타이거글로벌도 손정의 회장 스타일로 300개 넘는 회사에 돈을 과감하게 투자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혁신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업이 자사 데이터만으로 산업을 바꿀 수 없다. 정부가 전체 산업을 총괄하는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바람을 잡으며 기업을 이끌면 된다. 현 정부처럼 추진력·돌파력이 강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한국 정부의 데이터를 해외 클라우드 업체에 올릴 수 없는 만큼 KT 등이 책임감을 가지고 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국내 클라우드를 운영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인프라를 구축할 수 없으니 KT와 같은 이통사가 앞장서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국방 AI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전쟁은 AI 전쟁이 된다. AI와 드론을 결합해 적의 위협을 자율적으로 인식하고 추적하는 전략 무기도 저비용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무기(하드웨어)뿐 아니라 AI(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 둘을 함께 묶어서 외국에 수출하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대담 = 민재용 IT모바일부 부장
정리 = 강일용 기자
-차상균 교수는?
1958년생.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와 제어계측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탠퍼드대 전기공학(컴퓨터시스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실리콘밸리에서 인모메리 데이터베이스 관련 실험실벤처를 창업한 후 이 회사를 인수한 독일 SAP의 한국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인메모리 플랫폼 SAP HANA 연구개발과 출시를 지휘했다. 2014~2019년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초대 원장을 거쳐 2020년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초대 원장에 임명됐다. 현재 국가 교육위원회 자문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회 국방혁신분과 위원, 기획재정부 재정운용전략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의 초거대 AI 기술을 핵심 사업에 통합해 각국의 인터넷 검색과 기업용 업무 도구,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힘을 불어넣자 구글도 자체 초거대 AI 기술로 챗봇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선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올 상반기부터 국내 디지털·ICT 기업도 글로벌 빅테크 공세에 맞서 생존과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올 하반기 자체 초거대 AI 기술과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며 빅테크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의 도전이 세계 AI 시장 경쟁의 흐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경제는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잠재력과 미래 발전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학계·산업계 주요 분야별 대표 기술 리더들과 진행한 심층 인터뷰를 매주 1회씩 총 4주에 걸쳐 게재한다. 연속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도전자로 나선 한국 기업들이 어떤 잠재력과 경쟁력을 발휘할지, 이들의 전략 방향이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조망한다. <편집자 주>
아주경제는 차 교수를 만나 한국형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생성형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AI의 핵심은 데이터다. 데이터는 품질과 범위(커버리지)가 중요하다. 국내 데이터 업계에서 가장 유리한 곳은 네이버다. 하지만 국내에만 머무르고 해외로 확장성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전 세계 데이터 업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회사는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 1일 개인정보 처리 약관을 바꾸며 온라인에서 수집한 정보를 AI 학습에 활용하겠다고 본격적으로 예고했다. 이렇게 구글이 대놓고 전 세계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내 기업은 다른 곳을 봐야 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만 쫓지 말고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틈새시장도 얼마든지 핵심 시장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는 문서도구(오피스)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는가. 기껏해야 판매 단가를 낮추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데이터 중심 생성형 AI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견했다. 어떤 의미인가?
"챗GPT가 등장한 지 반년이 넘었는데 한국은 여전히 챗GPT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챗GPT의 근간이 되는 생성형 AI 알고리즘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여기서 벗어나 챗GPT를 만들 수 있는 데이터와 그러한 데이터를 수집·분석·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을 더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 전쟁에서 AI 알고리즘 못지않게 중요한 자산은 기업들이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다. 반도체 회사는 다양한 칩 설계와 제조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있고, 조선 회사는 배 설계와 건조 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칩을 설계하는 다수의 팹리스 회사와 칩을 위탁 생산하는 소수의 파운드리 회사들이 분업하는 구조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처럼 생성형 AI 산업도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과 AI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업으로 나눠 시장이 전개될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AI 알고리즘과 하드웨어만 주목하고 데이터 플랫폼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데이터 중심 회사(Data-Centric Enterprise)라는 개념이 나오긴 했는데, 하나의 수식으로만 보고 정말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의미 전달은 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니 데이터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도 않고 그것으로 무엇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도 못한다."
-국내 기업이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혁신을 주도할 전문 지식과 데이터사이언스 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를 구하기 힘든 점이다. 국내 교육 체계에선 데이터사이언스와 응용 분야 전공 교육이 별개로 운영된다.
때문에 데이터사이언스와 영역별(도메인) 전문 지식을 겸비한 양손잡이 인재 교육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 서울대는 10년 전부터 양손잡이 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를 만들었다. 우선 빅데이터연구원을 설립하고 2019년 교육부로부터 신규 교수 정원을 받아 2020년 학부 전공과 상관없이 학생을 받는 허브 성격의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을 출범했다. 미국 UC버클리가 2019년 양손잡이 인재 교육을 위해 CDSS(컴퓨터·데이터사이언스·사회) 단과대학을 만든 것에 비견되는 성과다.
TSMC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세계적인 회사로 키운 모리스 창 박사는 2014년 자신이 박사 학위를 받았던 스탠퍼드대에서 엔지니어링 영웅상을 받으면서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이해를 바탕으로 넓은 시각으로 전략을 만들고 실행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꼽았다. 한국도 선진국의 뒤를 쫓는 것에서 벗어나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와 데이터사이언스를 결합해 경계를 넘어 도전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의 대표 사례는 무엇이 있나?
"데이터브릭스, 스노우플레이크 등이 실리콘밸리 데이터 플랫폼 기업의 대표 사례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에 방문해 데이터브릭스가 생성형 AI 모델 플랫폼 '모자이크ML'을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인수한 현장에 함께 했다.
데이터브릭스는 1년 매출이 10억 달러 내외인 회사지만, 데이터플랫폼 사업과 생성형 AI 모델 플랫폼 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설립 2년차·직원 70여명의 스타트업을 과감하게 인수했다. 다른 곳이 모자이크ML을 인수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 이런 과감한 투자가 데이터플랫폼 회사로서 데이터브릭스의 근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선 생성형 AI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있었다. 이제 각 분야별 특별한 스타트업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실리콘밸리 대규모 투자는 2010년 독일 SAP가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HANA'로 시장 판도를 바꾼 것을 연상케 한다. 내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토대로 스타트업 'Transact In Memory'를 창업하고 관련 기술을 SAP에 보여주자 SAP는 회사를 인수하고 프로젝트를 전사 규모로 확대했다. 2000명까지 늘어난 개발팀 규모와 속도를 토대로 SAP는 ERP와 클라우드 ERP 분야에서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라올 수 없는 혁신 기업이 됐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 전반의 판을 바꾸는 생각을 해야 한다. 대만 TSMC를 설립한 모리스 창 박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1985년 전기·전자 분야 국비 유학생이던 나는 6개월간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중앙연구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연구소에서 당시 세계 1위 D램 반도체 기업이었던 TI의 D램 설계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SW) 연구를 했다. 내가 TI에서 인턴 수료를 할 때 창 박사는 TI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이끄는 회사 수석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TI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업체였다.
같은 해 대만은 창 박사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업기술연구원(ITRI) 원장으로 영입했다. 대만으로 복귀한 창 박사는 미국·일본이 메모리 반도체를 장악한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당시로서는 생소한 파운드리 사업을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1987년 2세대 뒤떨어진 ITRI 기술과 2억2000만 달러로 TSMC를 설립했다.
같은 시기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D램 제조에서 TI와 인텔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인텔은 D램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CPU(중앙처리장치)로 주력 사업을 바꿨다. 창 박사는 이들 팹리스 회사들에서 반도체 설계를 받아 칩을 위탁생산하는 반도체 제조 서비스를 TSMC 사업 방향으로 정했다. 미국·일본 반도체 기업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소위 새로운 판을 짠 것이다.
결과는 알다시피 대성공이다. TSMC는 전 세계 IT 기업을 고객사로 삼고 시스템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TSMC와 비슷하다. 혁신적인 생각으로 새판을 짜지 않는 한 미래 AI 전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TSMC와 같은 회사가 나올 수 있을까.
"많은 한국 기업이 혁신 기업을 따라가는 데 익숙하고 혁신을 주도하지 못한다. 직원들은 잘못했다가는 회사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한다. 이런 분위기 자체를 바꿔야 한다. 파운드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비즈니스의 본질을 조금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파운드리는 서비스업이다. TSMC는 2년 전 기준 500개 이상 팹리스에서 위탁 생산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만들었다. 지금은 고객이 더 늘어났을 것이다. 생산하는 반도체 가짓수도 1만개를 넘는다. 이런 위탁 생산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다.
TSMC에 가보면 서비스 기업으로서 마인드가 느껴진다. 모든 생산 공정을 다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생산 공정을 볼 수 있도록 해뒀다. 다른 파운드리 업체가 기업 비밀을 이유로 생산 공정을 꼭꼭 숨기는 것과 대조적이다. 단순히 생산 공정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각 라인별 정보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고객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게 TSMC 전략이다."
-한국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으로 도전하는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국내에도 한화와 같이 리스크 테이킹 전략을 취하는 기업이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 가면 모든 기업이 리스크 테이킹 전략을 취한다. 대표적인 리스크 테이킹 사례가 최근 오픈AI와 함께 오피스와 검색 엔진에 AI를 통합한 마이크로소프트다. 오픈AI와 협력을 이끈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 케빈 스콧은 지난해 8월 빌 게이츠가 주관한 저녁 행사에서 오픈AI가 비밀리에 선보인 GPT-4를 봤다. 두 회사 사이에 GPT-4 기반 ‘스텔스 협력(비밀 협력)’은 GPT-3.5를 공개하기도 전에 시작되고 있었다.
가능성 큰 스타트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리스크 테이킹으로 구글이 위협을 받고 있다. 구글도 GPT에 대응하는 언어모델 '람다'가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60%를 차지하는 검색 사업에 끼칠 영향을 염려하다가 허를 찔렸다. 뒤늦게 람다 기반 AI인 '바드'를 공개했지만 오픈AI가 높여 놓은 기대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현재 사업에 묶여 파괴적 혁신을 하지 못하는 ‘혁신가의 딜레마’ 현상이다. 이제 구글도 앤스로픽에 4억 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하며 리스크 테이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이렇게 대기업이 백본을 맡고 스타트업이 혁신을 주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반면 한국은 대기업이 백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회사 안에만 두고 밖으로 놔주질 못한다.
스타트업이 혁신을 이끌고 대기업이 여기에 지분 투자를 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이들과 협력하거나 재인수하면 된다. 스타트업들도 국내에만 머물지 말고 실리콘밸리 등에 진출해 해외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는 모습이 일상화돼야 한다. 글로벌 진출 의지가 있는 사람과 스타트업을 모아서 테스트한 후 해외로 내보내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다. 국내 자본도 해외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이 점에서 처음부터 글로벌을 지향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 어떤 기업이 '백본' 역할에 적합하다고 보는가.
"KT 사외이사를 7년 지낸 내 경험에서 볼 때 제대로 된 지배구조와 리더십을 갖춘 '소유분산기업'이 백본 역할에 최적이다. 이 점에서 KT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KT 대표이사가 연임을 위한 단기 성과 목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다음 내부자의 막힌 시각에서 벗어나 국가와 글로벌 관점에서 혁신적인 백본 경영을 할 수 있는 리더를 찾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사티아 나델라 CEO와 스콧 CTO 같은 전문 경영인과 외부 영입 인재가 없었으면 지금의 혁신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처럼 무분별한 백본 역할은 지양할 필요성이 있다. 소프트뱅크도 KT와 마찬가지로 대형 이동통신사지만 투자에 연결성이 없는 문제가 있다. 실무에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어도 많은 돈을 투자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방만하게 구성했다. 미국 벤처캐피털 타이거글로벌도 손정의 회장 스타일로 300개 넘는 회사에 돈을 과감하게 투자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혁신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업이 자사 데이터만으로 산업을 바꿀 수 없다. 정부가 전체 산업을 총괄하는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바람을 잡으며 기업을 이끌면 된다. 현 정부처럼 추진력·돌파력이 강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한국 정부의 데이터를 해외 클라우드 업체에 올릴 수 없는 만큼 KT 등이 책임감을 가지고 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국내 클라우드를 운영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인프라를 구축할 수 없으니 KT와 같은 이통사가 앞장서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국방 AI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전쟁은 AI 전쟁이 된다. AI와 드론을 결합해 적의 위협을 자율적으로 인식하고 추적하는 전략 무기도 저비용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무기(하드웨어)뿐 아니라 AI(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 둘을 함께 묶어서 외국에 수출하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대담 = 민재용 IT모바일부 부장
정리 = 강일용 기자
-차상균 교수는?
1958년생.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와 제어계측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탠퍼드대 전기공학(컴퓨터시스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실리콘밸리에서 인모메리 데이터베이스 관련 실험실벤처를 창업한 후 이 회사를 인수한 독일 SAP의 한국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인메모리 플랫폼 SAP HANA 연구개발과 출시를 지휘했다. 2014~2019년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초대 원장을 거쳐 2020년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초대 원장에 임명됐다. 현재 국가 교육위원회 자문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회 국방혁신분과 위원, 기획재정부 재정운용전략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