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그룹, 분리 대신 '형제 경영' 유지…주주 불안감 해소 선택

2023-07-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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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인적분할 실패 주주 불안감 확산

주총서 공개매수·현물출자 유증 의결

정지선, 한섬 키워 신성장동력 만들듯

그래픽김효곤 기자
[그래픽=김효곤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3세 경영이 결국 ‘형제 경영’ 체제 유지로 결론이 났다.
 
3세 경영 체제로 전환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경영 방식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1999년 일찌감치 계열분리 후 승계를 진행한 바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회사 체제 유지로 결정을 한 가장 큰 이유는 경영권에 대한 주주들의 불안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인적분할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주주들의 불안은 가중됐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카드가 기존 형제 경영 유지였던 셈이다.
 
다만 현재의 형제 간 역할에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 경영 등 유통 부문을 총괄하고, 정 부회장이 그룹 핵심사업 중 하나인 현대홈쇼핑 등 비유통 부문을 전담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재 보유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지분은 각각 10.1%, 12.1%다.
 
현대백화점 지분 17.1%를 보유한 정 회장과 현대그린푸드 지분 23.8%를 가진 정 부회장도 각각 공개매수에 참여하고,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넘겨받게 된다. 두 형제가 각자의 지분으로 얼마나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단일 지주회사가 될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리스크 관리, 경영 효율화, 신사업에 대한 방향 제시 등의 ‘콘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다.
 
또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들은 각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마련해 경영 전문화·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형제 경영이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엔데픽 이후 오프라인 백화점 실적이 주춤하는 가운데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숙제를 떠안아서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기업 한섬을 향후 5년 내 타임 매출 규모를 5000억원대로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여성복 브랜드 ‘타임(TIME)’이 그 중심에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한섬은 타임 론칭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라인 ‘더 타임’을 출시하고, 6일 서울 웨이브아트센터에서 패션 브랜드 관계자를 초청해 첫 패션쇼를 개최했다. 한섬이 자체 패션쇼를 여는 건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타임이 글로벌 패션시장 진출에 나서는 건 올해 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통한 최적의 가치 발굴’과 맥을 같이 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30년간 국내 여성 패션 시장을 선도한 타임의 업력과 10여 년간 쌓아온 한섬의 글로벌 시장 진출 노력을 바탕으로 타임을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퀀텀점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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