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매시장에서도 강남과 비(非)강남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아파트 경매 물건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반면 노원구 등 비강남권에선 한 달 내내 유찰이 이어지기도 했다.
4일 법원경매정보 매각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강남구 전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1.6%로 서울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노원구(66.6%), 도봉구(73%), 강북구(76%)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지난 1분기 강남구 낙찰가율이 97.2%, 노·도·강 낙찰가율이 60~70%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더욱 벌어진 셈이다.
경매시장에서 강남 쏠림이 심화되면서 이 지역 아파트는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지난달 1일 응찰자 10명이 몰린 강남구 압구정 미성아파트 전용 74㎡(2층) 물건은 낙찰가율 98%로 27억795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달 실거래가(26억3000만원)보다 약 1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지난달 14일 청담동 대우유로카운티 전용 121㎡는 감정가 대비 100.4%인 25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직전 거래가이자 최고가인 실거래가 22억2000만원(2021년 6월)보다 높은 가격이다. 지난 5월 은마아파트 전용 84㎡ 물건 경매에는 응찰자가 45명이나 몰리기도 했다.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95% 수준인 26억5288만원으로, 최근 실거래가 24억3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높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권 아파트는 재건축 호재, 규제지역 내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응찰자 수가 늘고 있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물건은 경매 낙찰 시 실거주 의무가 없어 선호도가 높다"며 "서울 기준 6월 낙찰가율은 80%를 넘긴 했지만 비강남권은 여전히 70%대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아직 서울 경매시장 전반이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매매시장에서도 강남권은 초고가 단지 위주로 가격 회복세인데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 기조가 우세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당분간 지역별 혼조세가 지속되며 강남권과 비강남권역 간에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