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가격 할인 전쟁과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힘입어 2분기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특히 보급형 모델3가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 전액 대상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차량 가격 인하가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또한 대중 시장을 겨냥한 차량인 모델 3가 7500달러에 달하는 미국 정부의 판매 보조금을 받으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점도 한몫했다.
이번 2분기 세계 판매량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지난 1년간 판매 증가율이 50%를 못 넘겼지만, 이번에 80%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9명의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집계한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 평균 추정치는 44만5000대로, 월가의 예상치도 웃돌았다.
대중 시장을 겨냥한 모델 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 Y가 44만6915대가 팔리며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 급증한 것이다. 프리미엄 차량인 모델 S와 모델X 판매량은 총 1만9225대로 19% 늘었다. 2분기 세계 생산량은 86% 늘어난 47만9700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업계들이 선방하자,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차량 가격 할인을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는 미국 시장에서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수많은 이들이 테슬라 차량을 사고 싶어 하나 살 여유가 없다”며 “가격 변화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하는 등 가격 전쟁의 당위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에도 전기차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이익보다 판매 성장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가격 전쟁에 속도를 냈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IRA도 테슬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는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 공제를 제공한다. 차량용 배터리의 일정 비율이 북미에서 생산되고,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의 일정 비율도 미국 등에서 조달되는 경우에 한해 세액 공제 전액을 지급한다. 4월 이후 새 규칙이 적용되면서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회사는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뿐으로, 이들 회사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특히 테슬라의 모델 3의 경우 반값 지원에 그쳤던 세액공제가 6월부터는 전액 지급으로 전환되면서 판매 훈풍이 불었다.
테슬라는 픽업트럭인 사이버 트럭의 인도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어서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판매량 증가가 순이익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다. 테슬라는 오는 1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1분기에는 가격 인하로 인해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나 감소했다. 시장은 2분기 판매량 급증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 142% 상승했다. 지난 달 30일 기준으로 테슬라의 시가 총액은 8200억 달러(약 1076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