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사 태풍 부나] ③ 내외부서 꼽은 인사 3대 키워드는 영업·내부통제·위기관리

2023-07-02 17:10
  • 글자크기 설정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들의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기). 2023.06.05[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2023.06.05[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은행권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새로 부임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경영 목표와 철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타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인사에 반영해야 할 3대 요소로 영업과 내부통제 그리고 위기관리를 각각 꼽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 인사를 앞두고 각 은행 영업력이 강조되고 있다. 높아진 금리에 대출 수요가 떨어진 상황에서 차주를 확보해야 은행 수익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상생 금융과 공적 기능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자금줄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사를 앞둔 한 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 등 영업 현장 인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영업력을 계속 우선시했다.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조병규 은행장 내정자를 추천하면서 영업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 내정자는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 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들었고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당시 전 은행 KPI(성과 평가 기준) 1위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도 은행 영업이 강조되고 있다. 은행이 영업을 위해 더 좋은 상품을 만들면 금융소비자 편익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금융소비자의 이자 비용이 커지고 있다”며 “대출 이용 시 부담을 덜 받을 수 있도록 민간 금융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랜 기간 지적돼 온 내부 통제도 인사에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 금액은 897억6000만원에 달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직원 1명이 약 6년에 걸쳐 700억원을 빼돌렸고 KB국민은행 직원은 중개업소, 대출 브로커와 짜고 부동산담보 대출 서류를 조작해 사건이 경찰로 넘겨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 도입을 골자로 한 내부 통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ESG(환경·사회공헌·투명경영) 차원에서 기업이 법을 준수해 경영하는 컴플라이언스가 강조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나 늦어도 법 시행 전에는 인사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리더가 조직에 보낼 수 있는 가장 큰 메시지인 인사를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위기관리 능력이 중시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통화 긴축 정책이 장기화하면서 은행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어 대비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서 교수는 “금리가 높아지면서 연체율과 부실률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며 위험관리 노하우가 있는 인사를 등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관리 연장선에서 지주사와 계열사 간 소통과 계열사끼리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으로 자본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결정과 그를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며 “위로는 장기적 관점 전략을 제시하고, 아래로는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발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