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문을 연 메이드 카페 '츄시떼'는 첫 달부터 연일 예약 매진이 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메이드 카페란 서양식 하녀 복장을 한 여자들이 손님을 '주인'이라 칭하며 대화를 건네고 서빙하는 일본식 카페를 말한다.
이를 두고 오픈 초기부터 여성 종업원의 '성 상품화'라는 지적도 있다. 하녀 콘셉트로 '젊고 예쁜 여성'들을 고용해 손님 접대를 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개점 이후 약 3개월이 흐른 지난 16일 무엇이 바뀌었고, 현재 국내 메이드 카페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진단하고자 직접 방문해 봤다.
이를 두고 오픈 초기부터 여성 종업원의 '성 상품화'라는 지적도 있다. 하녀 콘셉트로 '젊고 예쁜 여성'들을 고용해 손님 접대를 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개점 이후 약 3개월이 흐른 지난 16일 무엇이 바뀌었고, 현재 국내 메이드 카페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진단하고자 직접 방문해 봤다.
벌써 시들해진 '예약 경쟁'
이날 방문한 메이드 카페인 '츄시떼(ちゅーして)'는 일본어로 '뽀뽀'를 뜻하는 츄(ちゅ)와 '해줘'라는 의미의 시떼(して)를 합친 상호명이다.
해당 카페는 100% 예약제로 운영돼 오픈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처음 문을 연 지난 3월에는 단 1분 만에 모든 예약이 마감됐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초창기 대비 열기가 다소 식은 듯했다. 예약 오픈 시각보다 3시간 늦게 '지각 신청'했으나 여유롭게 예약에 성공했다.
카페에 들어서니 여성 메이드 4명이 "어서 오세요 주인님"이라는 멘트로 맞이했다. 메이드 의상은 실크 드레스에 레이스 앞치마였다. 색상과 모양은 메이드별로 조금씩 상이했고 헤어스타일과 머리띠 등 액세서리로 특징을 달리했다.
남성 메이드가 있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셔츠에 검정 조끼를 매치해 옛 서양 저택에서 메이드와 함께 있을 법한 '집사'처럼 보였다.
카페 전반적인 분위기는 북유럽식 엔틱 소품을 곳곳에 구비한 소위 '인스타 카페' 느낌이다. 즉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감성을 지녔다는 뜻이다.
벽면에는 메이드 사진과 소개가 걸린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안쪽에는 화려한 침대와 샹들리에도 눈에 띄었다. 여기에 카페가 지하 1층에 위치해 지하가 주는 고립감이 느껴졌다. 접하기 어려운 골동품들과 특이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 폐쇄적 공간감 등 낯선 느낌은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몰입감을 줬다.
카페 전반적인 분위기는 북유럽식 엔틱 소품을 곳곳에 구비한 소위 '인스타 카페' 느낌이다. 즉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감성을 지녔다는 뜻이다.
벽면에는 메이드 사진과 소개가 걸린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안쪽에는 화려한 침대와 샹들리에도 눈에 띄었다. 여기에 카페가 지하 1층에 위치해 지하가 주는 고립감이 느껴졌다. 접하기 어려운 골동품들과 특이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 폐쇄적 공간감 등 낯선 느낌은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몰입감을 줬다.
자리에 앉아 준비된 메뉴판을 펼쳤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미리 메뉴를 숙지한 후 왔지만, 메뉴판을 보곤 당황했다. 이전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메뉴 중 '폭신폭신 세트(음료와 식사+사진)'가 초기 3만원이던 것과 달리 현재 5000원 오른 3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밖에 식사류는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고, 음료는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00원이 올랐다.
메뉴 중 '폭신폭신 세트(음료와 식사+사진)'가 초기 3만원이던 것과 달리 현재 5000원 오른 3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밖에 식사류는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고, 음료는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00원이 올랐다.
5분 정도 기다리자 주문한 세트에 포함된 '랜덤음료'가 나왔다. 음료는 소다맛 에이드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맛이었다. 보기에는 좋지만 너무 달아 먹기에는 조금 버거웠다.
이어 식사도 나왔다. 주문한 오므라이스가 나오자 메이드가 계란 위에 케첩 병을 대고 "원하는 캐릭터나 그림이 있냐"고 물었다. '짱구' 캐릭터를 요청하자 메이드는 짱구 그림과 그림 위에 영어로 츄시떼를, 아래에는 방문 날짜를 적어줬다.
케첩 그림과 접시 장식이 완성되자 메이드는 함께 주문을 외우자고 했다. 주문은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두근두근 츄♥". 일본 메이드 카페 식전 주문인 오이시쿠나레(美味しくなれ·맛있어져라)의 한국어 버전이었다.
식전 기도 대신 주문을 하고 나서야 겨우 수저를 뜰 수 있었다. 하지만 "맛있어져라"라는 주문의 약발이 잘 받지 않아서일까. 이벤트와 케첩 장식에 치중한 오므라이스 맛은 특색 없이 평범했다.
느끼함을 덜어줄 피클이나 김치 등 다른 찬도 따로 없었다. 주변 오므라이스 전문점 가격이 1만원에서 1만5000원인 것과 비교해 약 30~80% 비싼(1만8000원) 점을 고려하면 음식 맛은 부족했다.
전문 요리사를 두지 않고 메이드가 그때그때 조리하는 식이었는데, 매장의 지속성을 위해선 전문점에 버금가는 요리 정도는 내보여야 할 것 같았다.
이어 식사도 나왔다. 주문한 오므라이스가 나오자 메이드가 계란 위에 케첩 병을 대고 "원하는 캐릭터나 그림이 있냐"고 물었다. '짱구' 캐릭터를 요청하자 메이드는 짱구 그림과 그림 위에 영어로 츄시떼를, 아래에는 방문 날짜를 적어줬다.
케첩 그림과 접시 장식이 완성되자 메이드는 함께 주문을 외우자고 했다. 주문은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두근두근 츄♥". 일본 메이드 카페 식전 주문인 오이시쿠나레(美味しくなれ·맛있어져라)의 한국어 버전이었다.
식전 기도 대신 주문을 하고 나서야 겨우 수저를 뜰 수 있었다. 하지만 "맛있어져라"라는 주문의 약발이 잘 받지 않아서일까. 이벤트와 케첩 장식에 치중한 오므라이스 맛은 특색 없이 평범했다.
느끼함을 덜어줄 피클이나 김치 등 다른 찬도 따로 없었다. 주변 오므라이스 전문점 가격이 1만원에서 1만5000원인 것과 비교해 약 30~80% 비싼(1만8000원) 점을 고려하면 음식 맛은 부족했다.
전문 요리사를 두지 않고 메이드가 그때그때 조리하는 식이었는데, 매장의 지속성을 위해선 전문점에 버금가는 요리 정도는 내보여야 할 것 같았다.
사진을 찍으려면 메이드를 '픽'해야
음식 맛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메이드와 기념사진을 찍을 차례였다. 카페에는 메이드 한 명을 고른 뒤 같이 사진을 찍는 이벤트도 있다.
외모와 성격, 서비스 등을 보고 마음에 드는 종업원을 골라야 했다. 그리고 그와 밀착해 사진을 찍는 방식에 왠지 모를 의아함이 들었다. 단란주점·호스트바에서 종업원을 고르는 방식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정이 계속된다면 지속된 메이드 카페 성 상품화 우려는 피해 갈 수 없어 보였다.
외모와 성격, 서비스 등을 보고 마음에 드는 종업원을 골라야 했다. 그리고 그와 밀착해 사진을 찍는 방식에 왠지 모를 의아함이 들었다. 단란주점·호스트바에서 종업원을 고르는 방식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정이 계속된다면 지속된 메이드 카페 성 상품화 우려는 피해 갈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카페 이벤트대로 한 메이드의 이름을 적어냈고, 메이드는 준비된 의자로 안내해 몇몇 포즈를 가르쳐 줬다. 메이드 옆에서 같은 포즈로 함께 촬영한 사진을 메이드가 엽서카드에 붙여 펜으로 꾸며줬다.
이날 카페에서 전체 체험으로 낸 금액은 총 4만5000원. 30년 가까운 인생에서 혼자 카페에 가 이 정도 금액을 지불한 건 처음이다. 입장료 1만원을 별도로 냈고, 음료와 식사 가격이 높게 책정돼 합산 금액이 이렇게 나왔다.
카페에는 우연히 10번째 방문자인 한 20대 남성 A씨가 방문해 있었다. 카페 전 직원이 나와 그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감사의 표현을 전하는가 하면, 메이드 전부와 단체 사진을 찍는 영예(?)도 제공했다.
A씨는 10번이나 방문한 이유에 대해 "호기심에 한 번 와봤는데 큰 재미를 느꼈다"며 "메이드가 내 얼굴을 기억하고 그만큼 소통도 늘면서 그런 노는 분위기 자체가 힐링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방문 횟수가 늘수록 카페가 주는 혜택이 많다고 했다. A씨는 "방문 횟수에 따른 선물이 마련돼 있는데 사진을 넣을 앨범이나 주인 이름표, 간식도 받았다"며 "(그래도) 가장 큰 건 메이드와 친밀도가 커지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하녀 콘셉트가 주는 성 착취적 모습, 그에 따른 가부장제 심화나 여성 외모를 강조한 성 상품화 풍조 강화 등 우려와는 반대로 그의 잦은 방문에는 '관심을 주고받는 소통'이란 순수 목적도 존재했다.
이날 카페에서 전체 체험으로 낸 금액은 총 4만5000원. 30년 가까운 인생에서 혼자 카페에 가 이 정도 금액을 지불한 건 처음이다. 입장료 1만원을 별도로 냈고, 음료와 식사 가격이 높게 책정돼 합산 금액이 이렇게 나왔다.
카페에는 우연히 10번째 방문자인 한 20대 남성 A씨가 방문해 있었다. 카페 전 직원이 나와 그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감사의 표현을 전하는가 하면, 메이드 전부와 단체 사진을 찍는 영예(?)도 제공했다.
A씨는 10번이나 방문한 이유에 대해 "호기심에 한 번 와봤는데 큰 재미를 느꼈다"며 "메이드가 내 얼굴을 기억하고 그만큼 소통도 늘면서 그런 노는 분위기 자체가 힐링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방문 횟수가 늘수록 카페가 주는 혜택이 많다고 했다. A씨는 "방문 횟수에 따른 선물이 마련돼 있는데 사진을 넣을 앨범이나 주인 이름표, 간식도 받았다"며 "(그래도) 가장 큰 건 메이드와 친밀도가 커지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하녀 콘셉트가 주는 성 착취적 모습, 그에 따른 가부장제 심화나 여성 외모를 강조한 성 상품화 풍조 강화 등 우려와는 반대로 그의 잦은 방문에는 '관심을 주고받는 소통'이란 순수 목적도 존재했다.
메이드 카페 주 목적은 '소통·힐링'
일본 메이드 카페와 비교한 한국 메이드 카페의 장점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A씨는 "일본 메이드 카페는 매장이 넓고 사람도 많은 탓에 메이드와 길게 대화할 수 없었다"면서 "한국은 예약제라 한 번에 오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 장소도 좁아 메이드와 가까이에서 길게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점 개장 3개월여가 지난 현재 A씨를 포함한 손님들은 전반적으로 메이드 카페를 '극한의 콘셉트'를 지닌 놀이 문화로 이용하고 있다. 카페 분위기와 메이드 콘셉트 등으로 만들어진 '몰입형 놀이'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를 향한 관심과 소통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독특한 콘셉트로 일회성에 그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메이드 카페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계속성을 유지하는 그들의 체계가 존재했고 재방문자는 그에 만족감을 보였다. 개선 사항도 보였지만 메이드 카페는 '체험형 놀이 공간'에서 소통과 관심을 주고받는 또 하나의 이색 문화로 자리할 가능성도 엿보였다.
A씨는 "일본 메이드 카페는 매장이 넓고 사람도 많은 탓에 메이드와 길게 대화할 수 없었다"면서 "한국은 예약제라 한 번에 오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 장소도 좁아 메이드와 가까이에서 길게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점 개장 3개월여가 지난 현재 A씨를 포함한 손님들은 전반적으로 메이드 카페를 '극한의 콘셉트'를 지닌 놀이 문화로 이용하고 있다. 카페 분위기와 메이드 콘셉트 등으로 만들어진 '몰입형 놀이'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를 향한 관심과 소통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독특한 콘셉트로 일회성에 그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메이드 카페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계속성을 유지하는 그들의 체계가 존재했고 재방문자는 그에 만족감을 보였다. 개선 사항도 보였지만 메이드 카페는 '체험형 놀이 공간'에서 소통과 관심을 주고받는 또 하나의 이색 문화로 자리할 가능성도 엿보였다.
기자님 개인적으로 가보시는거 좋으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