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신탁 사업장 또 위기?...중소건설사 부도에 신탁사 부담↑

2023-06-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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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신탁이 맡은 사업장의 시공사가 연이어 부도를 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중소형 건설사들이 휘청이면서 책임준공 의무를 지는 신탁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8일 코리아신탁의 '시공사 또는 위탁자의 부도발생'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우솔산업개발의 부도 발생이 확인됐다. 우솔산업개발은 지난 4월 14일부로 당좌거래가 정지되며 최종부도 처리됐다. 앞서 우솔산업개발이 경기 파주에 짓던 연립주택 공사 또한 지난해 9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코리아신탁이 맡은 사업장에서 시공사가 부도난 사례는 올해 들어서만 두번째다. 지난달 24일엔 코리아신탁이 책임준공형(책준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맡은 금강건설이 파산선고를 받으며 경기 김포시 고촌 오피스텔 개발사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코리아신탁 관계자는 "금강건설 사업장은 대체 시공사를 찾아 공사를 재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코리아신탁의 위탁 사업장에서는 시공사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1월엔 대양종합건설이 맡은 전남 순천시 한 개발사업에서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에 따라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2월엔 대주종합건설의 경기 남양주 사업장 다세대주택 PF 개발사업이 중단됐다. 6월엔 우호건설 약속어음이 부도처리되며 문제가 발생했다. 코리아신탁은 당시 사업장을 공매로 내놓거나 시공사를 교체해 위기에 대응했다. 

부동산 PF 우려로 사업비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분양침체와 원자재값 상승,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재무구조가 탄탄하지 못한 중소건설사들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쓰러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발생하고 공사미수금이 급증하는데, 공사비와 이자부담이 가중되며 시행사에 대한 PF대출금 채무변제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경우가 많다"며 "자본력이 약하고 부동산시장 회복이 더딘 지방의 중소건설사들 위주로 부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신탁사들이 책준형 토지신탁을 늘려온 상황에서 신탁사의 자금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책준형은 신탁사가 시공사의 신용을 보강하고 공사를 완수하도록 책임지는 방식인데, 공사 완수 전 시공사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신탁사가 교체 비용을 내 대체 시공사를 찾거나 PF대주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은 책준형 계약을 맺은 대창기업이 부도가 발생했다고 공시했고, 대신자산신탁은 책준형 계약을 맺은 대우조선해양의 법정관리 돌입으로 속초 사업장에 밀린 공사비 200억원을 대납했다. 우리자산신탁에서는 남아건설이 지난 3월 어음부도 처리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시공사 부도가 발생한 사업장의 공사비는 기존보다 20~30% 증액돼 신탁사 고유 자금 출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지금 같은 침체기에는 미분양 우려와 자금 부담으로 시공사가 공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 신탁사 위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통상 신탁사 신용보강이 필요한 중소건설사들이 신탁사와 책임준공 확약을 맺다보니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의 2023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책준형 신탁 공사에 참여한 시공사 중 도급순위 100위권 밖 업체들 비중은 83.5%에 달했다.    

신탁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은 충분히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 굳이 신탁사 사업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며 "문제는 시공사가 잘못될 경우 신탁사가 모두 책임을 져야하는데도 신탁사들은 시공비용을 낮춰 사업수익을 높이기 위해 중소업체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에 따른 저조한 분양률, PF리스크 확대로 신탁사 신규수주 자체가 줄어들고 시공사 위험성이 높은 책준형 수주도 보수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부동산신탁사 토지신탁 수탁고는 감소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토지신탁 수탁고는 지난해 말 101조5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98조9000억원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책준형을 포함한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2조6000억원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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