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0만원까지 자산을 모을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가 15일 출시된다. 청년도약계좌에 적용될 최종 금리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은행권 간 밀고 당기기가 반복됐지만 결국 은행권이 기본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추는 선에서 정리됐다. 다만 2030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빠져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왔다. 협상 과정에선 은행 측 손해가 확실시되는 '역마진' 상품을 두고 당국이 '사회공헌 차원'이라며 수용을 강요하는 태도에 관치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6% 금리에 70만원 불입·5년 모으면 5001만원
은행연합회는 청년도약계좌 은행별 최종 금리를 14일 공시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 모두 기본금리 4.5%에 은행별 우대금리 1.0%포인트, 저소득층 우대금리 0.5%포인트를 더해 최고 금리 6%를 적용한다. 저소득층 우대금리는 총 급여가 2400만원 이하와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되는 종합소득이 1600만원 이하일 때 적용받을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정책형 금융상품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청년층 표심을 겨냥해 내건 공약이다. 원래는 10년 만기로 종잣돈 1억원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이었지만 실제 출시된 상품은 기간과 목표 금액이 각각 절반으로 줄었다.
청년도약계좌는 정책형 금융상품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청년층 표심을 겨냥해 내건 공약이다. 원래는 10년 만기로 종잣돈 1억원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이었지만 실제 출시된 상품은 기간과 목표 금액이 각각 절반으로 줄었다.
청년도약계좌는 매월 70만원 한도에서 자유납입하는 5년 만기 적금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정부 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 연 7500만원 이하와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2021년 1인 가구 기준 329만95원)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이 대상이다. 다만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적용을 모두 받기 위해서는 총 급여가 6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은행이 제시한 연 6% 금리는 가입 후 3년 동안 고정금리로 적용된다. 이후 2년은 1년마다 해당 시점 기준금리에 고정금리로 적용됐던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만약 6% 금리가 변동금리 기간인 2년 동안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모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5001만5323원이다. 원금 대비 수익률은 약 19.08%다.
다만 이 금액은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2년간 금리도 6.0%로 계산했을 때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변동금리가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이자수익은 크게 변한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4년 차와 5년 차에도 기준금리가 지금과 같이 3.5%라면 변동금리는 여기에 가산금리인 1.5%포인트(은행별 우대금리, 저소득층 우대금리 합)를 더해 5.0%가 된다. 이렇게 되면 원금에 대한 이자수익은 573만551원으로 감소해 만기 시 받는 총액이 4933만5322원으로 줄어든다. 원금 대비 수익률은 약 17.5%로 감소한다.
온전한 수익을 위해선 5년 만기를 채워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적금을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중도해지하면 정부기여금이 지급되지 않고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도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예컨대 A씨가 청년도약계좌 가입 후 3년 만에 중도해지한다면 그동안 쌓인 정부기여금 86만4000원과 그에 대한 이자 5만9920원을 포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금리도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되며 그에 대한 비과세 혜택마저 사라진다.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소득 요건을 잘 확인해야 한다. 먼저 지난해부터 일을 시작한 청년은 바로 가입할 수 없다. 직전 연도(2022년 1~12월) 과세기간 소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금융위원회는 개인소득 요건을 이미 과세기간 소득이 확정된 2021년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A씨처럼 2021년에 일을 시작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지난해 일을 시작해 과세기록이 없다면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따라 가입이 어렵다.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소득 요건을 잘 확인해야 한다. 먼저 지난해부터 일을 시작한 청년은 바로 가입할 수 없다. 직전 연도(2022년 1~12월) 과세기간 소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금융위원회는 개인소득 요건을 이미 과세기간 소득이 확정된 2021년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A씨처럼 2021년에 일을 시작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지난해 일을 시작해 과세기록이 없다면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따라 가입이 어렵다.
반대로 올해 개인소득이 없더라도 직전 연도 과세기간 소득이 확인된다면 가입할 수 있다. 한번 가입한 후 납입을 계속한다면 중간에 소득이 없어져도 가입이 취소되지 않아 만기까지 계좌 유지가 가능하다.
다만 올해 가입자는 지난해 소득 증가 정도를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 2021년 소득이 6000만원인 청년 B씨가 15일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했지만 2022년 소득이 8000만원으로 확정된다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아직 과세기간 소득이 확정되지 않아 2021년 소득을 기준으로 가입을 받지만 원칙상 올해 상품 가입 시 기준은 2022년 소득이다.
역마진·인터넷뱅크 불참·관치 논란 등 '걸림돌'
윤석열 정부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청년도약계좌가 출격했으나 여전히 청년도약계좌를 둘러싼 진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은행권이 단기적인 이익만 고려해 최종 금리 결정을 두고 마지막까지 눈치싸움을 벌인 것도 문제지만 금융당국과 은행권 간 줄다리기 형국도 사그라들었던 관치 논란에 재차 불을 지폈다.
은행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마진이다. 청년도약계좌는 현재 시중 정기예금이 3%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6%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인 상품이다. 이에 은행들은 지난 8일 첫 예고 공시 당시 당국이 제시한 금리 수준을 따라가되 우대금리 조건을 까다롭게 내세워 6% 달성을 어렵게 했다. 금리를 너무 낮게 책정해 당국 눈총을 사는 건 피하면서 금리 수준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대금리 폭과 조건 설정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은행들은 기본금리를 종전 제시한 3.5%에서 4.5%로 1%포인트 올렸다. 여기에 최초 거래 우대금리 폭을 줄이고, 3년간 수십만원씩 카드 실적을 채워야 했던 요건도 완화되면서 6% 금리 달성은 보다 수월해졌다. 결국 현재 3%대 예금금리와 4%대 대출금리를 고려할 때 연 6%대 청년도약계좌 금리는 역마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 판매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평가했다.
은행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마진이다. 청년도약계좌는 현재 시중 정기예금이 3%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6%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인 상품이다. 이에 은행들은 지난 8일 첫 예고 공시 당시 당국이 제시한 금리 수준을 따라가되 우대금리 조건을 까다롭게 내세워 6% 달성을 어렵게 했다. 금리를 너무 낮게 책정해 당국 눈총을 사는 건 피하면서 금리 수준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대금리 폭과 조건 설정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은행들은 기본금리를 종전 제시한 3.5%에서 4.5%로 1%포인트 올렸다. 여기에 최초 거래 우대금리 폭을 줄이고, 3년간 수십만원씩 카드 실적을 채워야 했던 요건도 완화되면서 6% 금리 달성은 보다 수월해졌다. 결국 현재 3%대 예금금리와 4%대 대출금리를 고려할 때 연 6%대 청년도약계좌 금리는 역마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 판매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평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고, 청년 복지 차원에서 금융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금리 인상기가 마무리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기준금리는 더욱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미 낮아진 시중금리를 크게 웃도는 (청년도약계좌) 금리는 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은행들이 최종 금리를 6%로 내놓으면서 윤석열 정부는 청년들에게 5000만원 자산 형성을 지원해주겠다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윤 정부는 재차 관치 논란에 휩싸였다.
은행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금리를 내놓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협약식·간담회에서 "이익보다 청년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유재훈 금융소비자국장 역시 낮은 금리 수준에 대해 "실망스럽다"면서 "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 기본금리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윤 정부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시장자유주의 원칙을 내세웠지만 올해 금융권을 향한 메시지는 모두 관치 논란으로 이어졌다.
특히나 복지 성격이 강한 금융상품 출시에 대한 부담을 은행들에 전가한다는 지적으로도 이어진다. 앞서 제시한 시뮬레이션에서 보면 은행은 직장인 A씨 원금에 대한 이자로 660만5293원(원금이자+기여금이자)을 줘야 하지만 이에 반해 정부기여금은 144만원에 불과해 은행 이자로 나가는 돈과 비교할 때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청년도약계좌보다 앞서 지난 3월 금융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생계비대출이 출시됐다. 긴급생계비대출도 청년도약계좌와 유사한 복지 성격을 가진 정책금융이었는데 해당 재원도 은행권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은행업이 라이선스 업종으로 일부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져야 할 부담을 은행권에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2030세대를 주축으로 이용자가 많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참여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은 청년층을 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들 은행의 2030세대 비중은 47~55% 수준으로 전체 고객 가운데 절반에 달한다. 청년도약계좌 역시 비대면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의 강점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은 청년도약계좌 운영 과정에 대면 업무 과정이 필요하다며 인력과 비대면 처리 시스템 개발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인터넷은행은 비슷한 이유로 지난해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등 과정이 더욱 복잡한 상품도 취급하고 있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이 같은 인터넷은행 애로사항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인터넷은행은 지원 자체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