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 취업자 수 증가폭이 연평균 7~14만명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5년 평균치인 34만명과 비교해 반토막 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노동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베이비붐세대가 고령층에 접어들면서 향후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부진해지고 특히 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기술 진보에 밀려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노동공급의 추세적 변화에 대한 평가 및 전망(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중심으로) 제하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교육수준 향상 등으로 여성고령층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겠으나 기술진보에 영향을 많이 받은 65세 미만 남성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부진 등으로 상승폭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름세를 지속했다. 지난 2010년 45.6%였던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53.1%로 7.5%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성별·연령별로 나눠서 보면 고령층 내에서도 경제활동참가율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65세 미만 여성 고령층의 경우 교육 수준 향상, 서비스업 취업 등에 힘입어 경제활동참가율이 같은 기간 48.1%에서 59.5%로 11.4%p 큰 폭 상승했다. 반면 65세 미만 남성 고령층은 남성 베이비붐 세대의 주된 일자리가 기술진보에 취약하다는 특성 때문에 같은 기간 경제활동참가율이 77.6%에서 81.3로 3.7%p 오르는 데 그쳤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인해 남녀 모두 2010년대 중반부터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상승했다.
한은은 특히 경제활동참가율 추세와 자연실업률 추정치를 이용해 향후 취업자수 추세를 산출한 결과, 향후 5년(2023~2027년)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연평균 7~14만명으로 지난 2010~2019년 평균치인 34만4000명에 못 미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가 고령층 및 여성, 외국인근로자 등을 활용하는 고용확대정책을 추진해도 향후 5년 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연평균 25~30만명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실장은 “각 고용확대 정책의 효과를 다소 낙관적으로 상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축소를 모두 해소하기에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은은 고령화로 우리나라 성장 잠재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노동공급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생산성, 인적자본 축적 등 질적 측면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같은 고령층 내에서도 경제활동참가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고령층 고용정책은 성, 연령, 교육수준 등 개별특성에 맞춰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