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대손충당금 신규 설정 2365억원… "PF 리스크 대비 차원"

2023-05-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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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1분기에 대손충당금 약 2365억원을 신규로 설정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사전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12월 결산 증권사 26곳의 연결기준 1분기 말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총 2조7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조5118억원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2365억원(9.42%) 증가한 수치다.

대손충당금은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어 회계상 별도로 분리해 설정해두는 금액이다. 손실이 현실화하면 해당 회계기간 손실로 처리하지 않고 대손충당금에 손실을 반영한다.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환입 처리하기도 한다.

1분기에 대손충당금을 가장 많이 신규 설정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1765억원에서 2098억원으로 333억원(18.87%) 증가했다. 이 밖에도 대손충당금 증가 폭을 살펴보면 △하이투자증권 291억원 △다올투자증권 273억원 △하나증권 214억원 △메리츠증권 201억원 등이 신규 설정했다. 키움증권(178억원)과 NH투자증권(163억원), 대신증권(117억원) 등도 100억원 이상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21억원)을 비롯해 SK증권(-11억원), 신한투자증권(-11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5억원) 등은 대손충당금이 연말 대비 감소했다. 이는 대손충당금이 실제로 감소한 것이 아니라 회계처리에 따른 축소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계적으로 대손충당금은 설정 이후 금액이 조금씩 감소하는 구조"라며 "거의 변동이 없는 증권사들은 실제 대손충당금을 줄인 것이 아니라 회계처리로 인해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3월 말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가장 많이 잡아둔 증권사는 2678억원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이다. 이 밖에도 △신한투자증권(2322억원) △하나증권(2221억원) △키움증권(2191억원) △메리츠증권(2129억원) △한국투자증권(2098억원) 등이 2000억원 이상 대손충당금을 잡아뒀다. 중견사 중에서는 하이투자증권(1865억원)과 다올투자증권(1682억원)이 타사 대비 대손충당금을 많이 잡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각 사 사업보고서]


대손충당금 설정액 증가는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필요성에 따른 조치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PF 사업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사전에 충당금을 설정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지난해부터 PF 신용공여 규모를 줄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조 단위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며 "PF 사후관리 강화를 위해 당장의 실적보다는 충당금 설정에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귀띔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총액은 20조8121억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이 2조4993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2조1748억원)과 메리츠증권(2조123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KB증권(1조8963억원), 미래에셋증권(1조5829억원), NH투자증권(1조1675억원) 등이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하이투자증권(9526억원) △하나증권(9373억원) △교보증권(8012억원) △대신증권(7875억원) △현대차증권(6826억원) △키움증권(6791억원) △BNK투자증권(5802억원) 등도 5000억원 이상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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