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인상] 전기·가스요금 인상 배경과 정부 지원책은?

2023-05-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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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안' 발표

인상된 요금, 소급적용 없이 16일부터 적용

에너지 취약계층 1년 유예…분할 납부 확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과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한 달 반가량 미룬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나란히 5.3% 인상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8.0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오른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한 달 전기·가스요금 부담은 7400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정부는 차상위계층·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올해 요금 인상 적용을 1년간 유예하는 등 취약계층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함께 내놨다.
 
전기료 ㎾h당 8원, 가스요금 MJ당 1.04원 올라
정부·여당은 15일 오전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2분기 전기요금이 45일가량 미뤄졌지만 인상된 요금은 소급 적용되지 않고 이달 16일부터 적용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가스요금 조정 방안 대국민 설명'을 통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기·가스요금을 지속적으로 조정해 왔음에도 과거부터 누적된 요금 인상 요인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며 "에너지 공기업 재무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안정적인 전력 구매와 가스 도입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기업 설비투자와 공사발주 축소 등에 따라 에너지산업 생태계도 취약해질 수 있다"며 "에너지 공기업 재무위기가 회사채시장 등 여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 우리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2년 동안 쌓인 한전 적자는 38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도 6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가스공사 미수금도 올해 1분기 기준 지난해 말(8조6000억원)보다 3조원 불어났다.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에너지 공기업은 한시름 놓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누적 적자를 감안하면 인상 폭을 너무 작게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산업부는 2026년에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올해 전기요금은 ㎾h당 51.6원, 가스요금은 MJ당 10.4원 올려야 한다고 국회에 전달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13.1원을 올린 데 이어 2분기에는 8원 인상에 그치며 에너지 공기업 누적 적자를 완전히 해소하긴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취약계층은 전기요금 인상분 적용 1년간 유예
정부는 이날 취약계층에 대해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내놨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평균 전기·가스요금 사용량까지 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가구 평균 전력 사용량(313㎾h)까지는 요금 인상 전 단가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사용량에만 요금 상승분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에너지바우처 지급 대상도 기존 생계·의료 기초수급생활자 중 더위·추위 민감 계층에서 주거·교육 기초수급생활자 중 더위·추위 민감 계층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절기 에너지 바우처 평균 지원액도 기존 4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늘린다.

주택용에만 운영해 오던 전기요금 분할 납부제도는 소상공인과 뿌리 기업에도 확대 적용한다. 분할 납부제도는 다음 달부터 오는 9월까지 석 달간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월 요금을 50% 이상 납부한 뒤 잔액을 최대 6개월간 분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가스요금 분할 납부제도는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소매 도시가스 업체와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이번 인상분에 대해 3년에 걸쳐 3분의 1씩 분산 반영하기로 했다. 단기간에 요금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반 소비자 가구에 대해서도 냉방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오는 7월부터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확대 적용한다. 특정 가구가 같은 지역에서 참여하고 있는 다른 가구들보다 아껴 쓰면 절감한 전기 사용량에 대해 ㎾h당 30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또한 해당 가구 기준으로도 직전 2개년 같은 달 평균 전력 사용량보다 5% 이상 절감하면 추가로 30원에서 70원까지 요금을 깎아준다.

이 장관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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