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급등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가스요금은 높은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과 동절기 난방비 부담 등을 고려해 동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1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각국의 에너지 요금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며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무역수지 적자 증가가 늘고 있다"고 이번 전기요금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정부에서 저원가 발전원인 원전이 축소되고, LNG 등 원가가 높고 연료비 변동 리스크에 취약한 발전원 비중이 증가된 상황에서 국제 연료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서너배 폭등한 것이 한전의 적자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가스공사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에너지 공급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전기‧가스요금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단계적인 요금 현실화를 통해 한전의 누적 적자와 가스공사의 미수금을 2026년까지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전기요금 인상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기초생활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대해 에너지바우처, 연탄쿠폰 등 연료비 보조를 확대하고 전기요금 할인과 가스요금 감면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바우처 단가를 올해 12만7000원에서 내년 19만5000원으로 인상하고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약 350만호를 대상으로 복지할인 가구 평균사용량(약 313kWh)까지는 전기요금 인상전 단가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세계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감안할 때 에너지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 원전 등 저원가 발전원을 적극 활용하면서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를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 기업, 가정 등 모든 경제주체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