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화재 초기 진화한 남성…가족과 놀러온 소방관이었다

12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정문 앞 광장에 설치된 높이 13ｍ의 조형물 '매직트리'에서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불은 인명피해 없이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20여 분 만에 꺼졌다. [사진=연합뉴스]

휴일에 가족과 에버랜드를 찾은 한 소방관이 이 놀이공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옥외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0분께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 설치된 13m 높이 대형 조형물 '매직트리'에서 불이 났다.

이날 당직 근무에 따른 대체휴무로 아내·아들과 함께 에버랜드를 찾은 인천 송도소방서 소속 조찬동(38) 소방사는 화재 현장을 목격하고 곧장 진화 작업을 도왔다.

그는 당시 진화 작업을 벌이던 에버랜드 자체소방대에 자신이 소방관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소방대가 끌어온 옥외소화전의 수관을 잡고 조형물을 향해 물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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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작업에 나선 조 소방사의 흰색 티셔츠는 검은 얼룩으로 번졌지만, 그와 소방대의 활약으로 불길의 기세는 점차 누그러졌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용인소방서 대원들이 화재 발생 25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이날 화재로 조형물 일부가 소실됐으나 재빠른 진화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에버랜드 측은 화재 진압 뒤 조 소방사에게 갈아입을 티셔츠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그는 "다른 여분 옷이 있다"며 사양했다.

조 소방사는 연합뉴스에 "소방관이라면 누구라도 저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큰 피해 없이 불이 꺼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