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미국發 은행 위기 직격탄···유가 하락에 2분기 실적 먹구름

2023-05-1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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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째주 WTI·두바이·브렌트유 배럴당 4~5달러 하락···전년대비 약 27달러 '뚝'

국내업계 정제마진 1분기 대비 반토막···유가 하락세에 주유소 기름값은 떨어질 듯

미국 은행권 위기가 석유시장을 강타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석유 선물시장은 5월 들어 배럴당 60달러대를 기록한 바 있으며, 현물 시장 역시 70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전년 대비 70%를 넘어서는 영업이익 감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서민 물가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은 5월 셋째 주 들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15달러 감소한 배럴당 72.56달러를 기록 중이다.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0.11달러 내린 75.74달러, 브렌트유는 1.03달러 내린 76.41달러다.

미국 은행권 위기가 재점화된 5월 첫째 주(5월 1~5일)와 비교해서는 소폭 상승했으나 전년 동일과 비교하면 배럴당 약 27달러가 하락했다.

주간 석유가격을 보면 5월 첫째 주 WTI 가격은 전주 대비 5.17달러 하락한 71.16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각각 5.72달러, 4.87달러 내린 74.63달러, 74.95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붕괴 후 지역은행발 금융리스크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으며 석유 선물 시장에서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여기에 미 재무부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합의 없이는 다음 달 1일 디폴트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은행권 위기는 더욱 불거졌다.

이 같은 여파에 석유 선물시장에서 WTI 가격은 지난 3일 7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68.6달러를 기록했으며, 다음날까지 60달러대를 유지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는 하락 폭을 확대했다.

석유제품 가격도 큰 폭 하락했다. 5월 첫째 주 아시아 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92RON) 가격은 전주 대비 6.19달러 내린 84.1달러를 기록했다. 경유(0.001%) 가격은 전주 대비 7.01달러 내린 86.72달러로 집계됐다. 항공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등유(항공유) 가격은 전주 대비 5.85달러 내린 87.3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도 크게 악화할 전망이다. 석유재고 평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이 실적 악화의 원인이다.

5월 첫째 주 정유업계 정제마진은 배럴당 2.6달러로 1분기 7달러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이 넘게 하락했다. 4월 첫째 주 전주(배럴당 7.7달러) 대비 2.4달러 떨어진 5.3달러의 정제마진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4월 셋째 주부터는 2달러대 정제마진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4~5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2분기 들어 적자 판매를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악화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78.93% 감소한 4907억원이다. GS칼텍스를 계열사로 둔 ㈜GS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전년 동기 대비 54.07% 감소한 7016억원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은 전년 동기 대비 75.34% 감소한 4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5월 첫째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3.9% 하락한 리터당 16661.2원을 기록했으며, 경유는 12.7원 하락한 1538.4원으로 조사됐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계속되는 만큼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5월 셋째 주 들어서는 1500원대 기름값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진=GS칼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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