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국내 정유 업계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지속되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83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은 에쓰오일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어 86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의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으로 전체적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재고 관련 이익이 약 2000억원 중후반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2분기 부진했던 정유 부문이 3분기에는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며 "정제마진이 2분기 손익분기점 수준에서 출발해 3분기 동안 꾸준히 상승하며 정유 사업의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인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1억원에 불과하며, 일부 증권사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659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상당 부분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여에 따른 것으로, 기존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업계의 부진 원인으로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력 약화가 지목된다. 상반기에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중국의 저가 제품 공급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서 중국의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중국 내수 시장 침체도 지속되며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철강 업계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지주 등 주요 철강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177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53.1% 감소한 수치로, 철강 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과 엔저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실제로 철강 수요 회복에 기여할 경우 국내 철강업계도 실적 개선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정유 업계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유지될 경우 양호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으나, 석유화학과 철강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은 국제 정세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정유, 석유화학, 철강 업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