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서 최근 교보생명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인수설이 불거진 가운데 양측 간 물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카카오페이손보 경영권 양도를 위한 행보인지 아니면 일부 지분 매각을 위한 것인지는 양사가 여전히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인수설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선들이 존재하는 분위기다.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를 인수한다 해도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낮을뿐더러 카카오페이손보가 출범하고 첫 상품을 출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인수합병(M&A)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모습이 썩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권에서는 교보생명이 최근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하고 과거 AXA손해보험 인수에 나선 사례가 있어 이번 손보사 인수 행보가 그리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전통적 손보사가 아닌 디지털 보험사를 택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사업 초기 손실 리스크가 크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디지털 상품은 중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장기간 수익을 내기 어렵고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기존 보험사 대비 손해율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디지털 손보사인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각각 83억원, 9억원 등 순손실을 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순손실 261억3576만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보험권이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교보생명이 디지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2013년 출범 이후 계속 순손실만 기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141억원 손실이 났으며 2013~2021년 총 14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여기에 인수 성사 시 카카오페이손보를 보는 소비자 시선이 차갑게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당국에서 보험업 인가를 받기 위해 일상생활 보장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상품 출시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영업 개시와 함께 출시한 금융안심보험 외에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1년도 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한 약속을 져버리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수 이후에도 기존 청사진을 이어갈 수 있지만 모기업 변경 시 경영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