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금리역전 사상 최대치 '목전'…고민 깊어지는 한은

2023-05-01 16:27
  • 글자크기 설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오는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한국 통화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인상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이 이번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해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 규모가 사상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달러 수요가 높아진다. 미국이 한국보다 높은 기준금리를 적용한다면 원화에 투자됐던 돈이 달러화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역전된 금리 격차가 클수록 이와 같은 현상도 심화한다.

게다가 한국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 기초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 부진으로 인한 기초체력 저하의 영향으로 금리 역전 부작용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달러 환율이다. 금리 역전으로 인해 자본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도 무역수지가 흑자일 땐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매도하면서 환율을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무역적자가 계속되면서 오히려 수입업체들이 결제를 위해 달러를 매수하는 규모가 더 크다. 시장에서는 최근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기현상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물가가 안정을 되찾고 경기 침체 우려는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주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기준금리가 미국과 너무 벌어지는 것도 부담이라는 것이다.

시장은 2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4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5월 금통위가 최근 새로 합류한 장용성·박춘섭 위원의 첫 회의라는 점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82.9%로 보고 있다. 동결 가능성은 17.1%로 예상됐다. 3월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CPE) 물가지수가 4.6%로 시장전망치(4.5%)를 상회했고, 미국 통화당국이 목표로 제시한 2%를 한참 웃돌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는 등 지난 3월 불거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촉발한 은행권 위기의 잔불씨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5월 기준금리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3시 발표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