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비둘기'와 '매'...금통위원 2인 "경제 연착륙 위해 한은 역할 중요"

2023-04-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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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영ㆍ박기영 금통위원 20일 이임식 개최

사진 왼쪽부터 주상영 금융통화위원, 박기영 금융통화위원.[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7인의 현인' 중 2명이 20일을 마지막으로 자리를 떠난다. 주상영 금융통화위원(금통위원)은 2020년 4월 취임한 이후 만 3년, 박기영 금통위원은 2021년 10월 이후 1년 6개월여 만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물가 급등, 채권시장 경색 등 살얼음판 같던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거침없는 긴축행보를 밟아왔던 이들은 마지막 이임사를 통해 국내 경제의 연착륙과 한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20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주상영 금통위원과 박기영 금통위원의 이임식을 가졌다. 주상영 금통위원은 대표적인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로 가파른 통화긴축 기조에 총 5차례에 걸쳐 소수의견으로 제동을 걸었고, 총재 부재시에는 의장 직무대행으로 금통위를 이끌었다. 최연소 금통위원인 박기영 위원은 고승범 전 금통위원 뒤를 이어 잔여 임기를 채우게 돼 다소 짧은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금통위원들의 마지막 인사에서도 불확실성 높은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와 고민이 담겼다. 

주 위원은 이임사에서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책무로 삼아야 하되, 안정적 경제성장 지원과 금융부문 안정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최근 물가안정과 성장, 물가와 금융안정 간 상충관계가 첨예화된 것으로 보여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주 위원은 특히 팬데믹 기간 물가 상승과 관련해 "특정 부문에서의 공급 차질로 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다른 부문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연쇄적 가격 상승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요가 감소함에도 가격 경직성이 작동해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세가 제어되지 못했다"면서 "이례적 인플레 원인을 단순히 총수요·총공급의 총량 개념에서만 찾을 수는 없고 이때문에 정책 대응 방향과 강도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계속 고민해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소프트랜딩(연착륙)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박 위원도 2021년 취임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 제 취임사 내용이 최근에 제가 했던 발언 및 고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 놀랐다"고 퇴임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앞서 취임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 중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 기후 리스크 등을 고려한 중앙은행 역할 고민에 대해 화두를 던진 바 있다.

박 위원은 또한 "많은 분들이 저에게 금통위 개최 횟수 대비 기준금리를 가장 많이 올린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재직 기간 대비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박 위원 재임 기간 동안 12번의 금통위를 거쳤는데 이 중 9번의 회의에서 금리가 상향조정됐고 그 중 두 차례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이 단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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