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SVB발 금융불안' 美 성장 최대 0.5%p 낮춘다···국내 성장에도 찬물"

2023-04-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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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금융불안이 현지 신용공급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 정책기조에 영향을 주면서 올해 미국 성장률이 0.2~0.5%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12일 '금리인상 이후의 미국경제 상황 평가 및 시사점'(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빠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예상보다 강한 경기흐름을 보여줬다"면서 "금리가 큰폭으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미국 정부의 재정기조 역시 완화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와 기업이 고정금리 부채비중을 크게 높였고, 코로나 이후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노동 초과수요가 지속되면서 가계소득이 유지돼 금리인상 파급효과가 제약되고 있다고 봤다. 

한은은 다만 부동산과 건설투자 등에서 금리 인상 파급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금융기관들이 보유 자산가격 하락과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화 등으로 취약성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SVB 사태 이후 금융불안 리스크와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 기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리스크가 상존할 것이라는 게 한은 관측이다. 송병호 한은 조사국 차장은 "최근 미국 중소형 은행발 금융불안은 신속한 정책대응으로 비교적 잘 통제됐다"면서도 "향후 금융불안 전개 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유자산 가치가 하락한 금융기관과 상업용 부동산의 취약성에 대한 시장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금융기관 규제가 강화되고 관련 업종에서 신용긴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 차장은 이와 관련해 "높은 금리 수준에 더해져 향후 미국경제를 더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향후 금융불안 확산 정도, 연준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3가지 시니리오를 설정해 미국 경제 파급 영향을 점검한 결과 중소형은행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당분간 이어지겠으나 연준의 유동성 공급정책에 힘입어 금융시스템 전반의 신용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는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금융불안이 여타 부문으로 확산돼 글로벌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실물경제로 일부 전이되는 시나리오 1(금융불안 신화) 상황에서는 미국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낮은 0.5%포인트까지 하향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된 뒤 미국과 중국경제 회복으로 연준의 긴축기조가 강화되는 시나리오 2(인플레이션 지속) 상황에서도 미국의 성장률 역시 기본 시나리오와 동일한 0.2%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송 차장은 "미국의 성장률 하락은 글로벌 및 국내 성장에도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금융불안이 확산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연준이 긴축기조를 재강화할 경우에도 우리 성장 및 물가, 외환·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잘 점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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