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전도사'로 나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대구 소재 DGB대구은행 본점을 찾았다. 지방 금융사로는 지난달 부산 BNK금융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원장은 앞으로도 관련 행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광주에 위치한 JB금융지주의 상생금융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원장은 이날 대구은행 본점을 방문해 해당 은행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뱅크' 운영 실적과 제도 개선 움직임을 직접 살폈다. 지난 2월 햇살론뱅크의 비대면 판매를 개시하고 대출한도 확대(2000만원→2500만원)와 금리 인하(0.5%포인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 대구은행은 ‘햇살론뱅크’ 공급 규모를 총 3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원장은 "작년부터 고금리와 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돼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면서 "햇살론뱅크뿐 아니라 금리 감면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소상공인이나 금융취약계층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이 원장이 강조한 '상생금융' 발언에 호응하듯 햇살론뱅크를 포함해 총 1조6000억원 규모(개인 차주 대상 9900억원, 소상공인 등 6400억원)인 ‘서민금융 종합지원계획’ 청사진을 내놨다.
금감원의 이 같은 행보는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와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 가운데 유일하게 방문하지 않은 JB금융지주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취임 한 달여 만인 지난해 7월 JB전북은행 본점이 위치한 전주를 찾아 지역 중소기업 등과 간담회를 하고 상인들 애로사항을 청취한 바 있으나 상생금융 이슈로는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
전북과 광주은행이 상생금융 동참에 소홀하다는 비판은 지역 내에서도 나온다. 지난달 22일 전윤미 전주시의회 의원은 시의회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고금리 시대에 은행들이 상생금융 조치를 내놓고 있는 반면 전북은행은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며 대출금리 인하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출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둔 광주은행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진보당 광주시당을 중심으로 해당 은행 대출금리 인하 서명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