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지난해 사상 최대 R&D 투자…美 제재 뚫고 매출 성장세

2023-03-3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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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2022년 화웨이 실적보고서 발표

매출 0.9% 증가, 순익 68.7% 하락

매출 대비 R&D 25.1%…사상 최고치

31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멍완저우 화웨이 CFO가 실적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코로나19 충격과 미국 제재 등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사상 최대 액수의 연구개발(R&D) 투자도 단행했다. 
 
화웨이는 31일 중국 광둥성 선전 화웨이 본사 캠퍼스에서 2022년 연례 실적 보고서를 발표해 지난해 매출액이 642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이 약 30% 하락한 것에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별 매출을 살펴보면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설비 3540억 위안 △단말기 사업 2145억 위안 △디지털에너지 508억 위안 △클라우드 453억 위안 △ 스마트자동차 솔루션·부품 21억 위안 등이다. 디지털에너지, 클라우드 사업이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순익은 356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68.7% 하락했다. 이는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화웨이 측은 설명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R&D에 모두 1615억 위안을 투자했다. 전체 매출의 25.1%를 R&D에 투자한 셈이다. R&D 투자액과 R&D 비율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웨이의 매출 대비 R&D 비율은 2020년 15.9%, 2021년 22.4% 등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는(CFO)는 "2022년 화웨이 경영에 큰 부담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경영 실적이 기대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멍 CFO는 지난해 말 기준 화웨이 자산부채율은 58.9%로 비교적 낮아 채무 상환능력은 충분하며, 순현금흐름은 1763억 위안으로 현금도 충분해 리스크 대응력이 강하다며 건전한 재무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회장은 “올해는 회사의 생존과 발전에 있어서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엄준한 외부환경과 도전이 회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빗속을 달려야 한다”고 표현했다. 그는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고 리스크를 효과적 관리하면서 향후 생존과 발전 기반을 튼튼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사적으로 성장기회를 발굴하고 성장 회복력을 강화하고 차별화 우위를 확보하고 고품질의 기준을 유지하고 양호한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화웨이는 실적 발표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매화 사진을 넣었다. 엄동설한을 버텨 봄날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운 매화는 중국에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의지를 상징한다. 미국의 제재에도 굴하지 않고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화웨이의 의지를 표현한 것. 쉬 회장은 “화웨이가 직면한 압박과 도전은 거대하다”며 “동시에 우리에겐 성장 기회, 차별화된 경쟁력, 소비자와 파트너의 신뢰, 과감한 투자가 있다”며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실현할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실적 발표를 주도한 멍 CFO는 화웨이의 부회장이자 창업자인 런정페이의 딸이다.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후 캐나다에서 가택연금됐다가 2021년 9월 풀려나 중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4월 1일부터 화웨이 순환회장직을 처음 맡는다. 화웨이는 3명이 돌아가면서 회장 직무를 수행하는 순환회장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의 임기는 4월 1일부터 9월 말까지 6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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