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경제연구소는 30일 ‘미국 반도체 수출규제와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수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를 막아서는 최대 요인은 미국의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규제’다. 이 조치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생산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장비 수출은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 영향으로 반도체 재고는 늘고 있고,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은 1월 -44.5%, 2월 -42.5%, 3월 -44.7%(20일까지) 등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단순 중국의 리오프닝 만으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일 거란 뜻이다.
이 역시도 우리나라 입장에선 부정적인 대목이다. 한국 수출과 중국 수출의 상관관계는 0.5로 한국 수출과 중국 소비의 상관관계(0.3)보다 높다. 그나마 메모리반도체는 상황이 낫다. 중국 내 가전제품 판매량이 개선된다면,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IBK연구소는 3~9개월 사이에 중국 수출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상황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이 증가하려면, 반드시 중국 내 수출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양극재(이차전지 소재)와 함께 최근 3년 새 수출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상품이다.
장 연구원은 “이 같은 이유로 반도체 수출이 단기간 내에 플러스 전환하기는 힘겨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석유화학제품·화장품 등 소비재 관련 수출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정유 제품인 파라자일렌은 중국의 소비·수출 모두 상관관계가 높아 큰 폭이 개선이 기대된다. 화장품 역시 리오프닝 직전·후로 수출 개선이 가시화할 것으로 봤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비중은 여전히 1위지만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작년 말 22.8%에서 올 1~2월 19.8%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2위인 미국의 비중은 16.1%에서 17.7%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양 국가 간 차이는 2.1%포인트까지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