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칠성 경영 전면에 재등판...'유통→식품'으로 기운 무게추?

2023-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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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롯데칠성 등기이사 선임...'실적 부진' 유통 대신 '고성장' 식품 키우려는 의도 관측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고삐를 당긴다.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로 3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는 신 회장이 식품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을 것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13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신 회장이 지난 2019년 12월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지 3년 3개월 만이다. 당시 신 회장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계열사 임원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건설 이사직을 사임했다. 

올 1월에도 에프알엘코리아 기타상무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런 와중에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에 오르는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신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계열사 가운데 식품 계열사가 2곳이나 포함되면서 식품사업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선 롯데그룹 내 사업 중심 축의 변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롯데는 그간 화학과 유통을 양대 축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2018년 3월 6일 기준 롯데그룹 내 상장 11개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32조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10일 기준 롯데그룹의 총 시가총액은 19조7789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상장 계열사가 1개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유통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뼈아팠다.

실제 유통 핵심 부문인 롯데쇼핑의 연간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7조6220억원에서 지난해 15조5690억원으로 줄어들며 3년 새 2조원 이상(13.2%) 증발했다. 

반면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날아올랐다. 롯데제과의 매출액은 2019년 2조930만원에서 지난해 4조938억원으로 2조원(95.6%) 급증했다. 롯데푸드와 합병이 전체 매출 규모를 키웠지만 해외 사업의 높은 성장률(23.5%)도 큰 역할을 했다. 롯데칠성음료 매출 역시 작년 2조8321억원으로 2019년 대비 4026억원(16.6%) 늘었다. 

롯데의 식품 사업 강화 움직임은 신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사업 육성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헬스 앤 웰니스'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올해 사업 영역도 기존 제과와 육가공·간편식에서 대체 식품으로 확대했다. 제과 비중을 50% 아래로 낮추고 대체 단백질과 비건 식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롯데제과는 작년 식용 곤충 제조기업인 캐나다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식물을 활용한 식품 브랜드 '비스트로' 출시도 계획 중이다. 
 

연내 롯데칠성음료의 기능성 및 건기식 사업 확대 방안 내용.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연내 건강기능식품 전문 스타트업 '빅썸' 지분 약 53%를 인수하며 건강음료 사업 확대를 위해 기능성 소재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2분기(4~6월)에 체지방을 낮추는 기능성 커피 제품을 출시하고 3분기엔 어린이 건기식 제품, 4분기엔 식물성을 기반으로 하는 우유 제품과 '카페인 제로' 펩시 콜라를 잇달아 내놓는다. 

신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에 따라 연내 추진 중인 국내 및 해외 와이너리 인수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오너의 등기임원 선임은 책임경영 강화와 글로벌 투자, 인수합병(M&A), 사업 확장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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