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 실적 개선의 주역은 신동빈 회장이 2020년 말 '구원투수'로 낙점한 차우철 대표다. 차 대표는 사실상 취임 첫해인 2021년 적자를 기록하며 교체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첫 실점(2021년 적자)에 흔들리지 않고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던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차우철 대표를 연임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GRS가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신동빈 회장의 '신뢰'에 차우철 대표가 화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 대표는 실적 개선을 위해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과감히 정리했다. 빌라드샬롯 1호점을 폐점한 것을 비롯해 엔제리너스와 롯데리아도 점포를 정리했다. 엔제리너스는 베이커리 특화점포를 도입하며 프리미엄 점포를 늘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롯데GRS는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2019년 213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해인 2020년 195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1년 뒤인 2021년에는 223억원 영업 적자를 내며 수익성은 더욱 주저앉았다.
흑자로 돌아선 배경에는 엔데믹과 가격 인상도 주효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이로써 불고기버거는 2021년 12월 기준 4100원에서 지난해 12월 4700원으로 1년 새 600원(14.6%) 올랐고 핫크리스피버거 역시 5200원에서 5900원으로 700원(13.5%) 인상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7700억원가량으로, 전년 대비 약 14%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코로나19가 한국에 상륙한 이후 6000억원으로 급감했던 매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적자가 2년 연속 났음에도 신 회장이 차 대표를 신임한 덕분에 흑자 전환이란 결실을 맺은 게 아닌가 싶다"면서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인사 전략이 제대로 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사업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작년 베트남 법인에서 거둬들인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GRS가 1998년 롯데리아 진출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지 24년 만에 세운 역대 최대 매출이다.
신사업 컨세션 사업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컨세션 사업 누적 매출 성장률이 50%에 달했다. 컨세션 사업은 공항,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식음료 브랜드를 유치·운영하는 것으로 휴게소는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현재 운영 중인 컨세션 사업장은 2027년 완공 예정인 하남드림휴게소를 포함해 총 15개다.
차 대표는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매출 성장세가 뚜렷한 베트남을 기점으로 동남아시아 진출도 꾀해 외형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