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언제나 응원합니다."
서울대학교 재학생이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남긴 자필 편지 내용 중 일부다. 이 학생은 자신이 겪은 학교 폭력(학폭) 피해 내용을 밝히면서 다른 피해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학교 폭력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과 반성 없이 잘살고 있는 현실에 많은 피해자가 힘겨워하고 있을 요즘"이라며 자신도 중학생 때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적었다.
그는 "가해자들의 괴롭힘, 방관하는 또래들의 무시, 담임 교사의 조롱이 있었다"며 당시 학교 생활을 지옥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여름방학엔 학교에 가지 않으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등록한 학원에서 다른 학교 학생이 '너 왕따라며?'라고 비웃더라. 부끄러워하고 숨어야 할 쪽은 가해자인데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은 저 하나였다"고 털어놨다. 또 A씨는 이를 견디기 힘들어 학교 밖으로 뛰쳐나갔으나 남은 건 '무단 결과 기록'이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몇 마디 훈계만 들은 것이 고작이었다. 어떠한 사과도 없었다"며 "한 가해자는 '걔(A씨) 자살했으면 학교 문 닫았을 텐데 아깝다'(라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말미에 A씨는 학폭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넸다. 그는 "학생들이 폭력 없는 환경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즐거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며 "지금 이 순간도 잠 못 이루고 있을 아픔을 가진 피해자들이 제 말에 위로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당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상처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아픔이 길겠지만, 영원하진 않으니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당신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의기소침하지도 말라"며 "폭력에 무너지지 않고 그 다리를 건너온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당신을 언제나 응원한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해당 글을 접한 서울대 학생들은 A씨를 응원한다는 댓글을 남겼으며 일부는 자신들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고 공감하기도 했다. 자신도 사범대학 학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중학생 때 학폭을 당했는데 가해자랑 지금 같은 과다. 가해자는 언젠가 떳떳하지 않은 순간이 올 거다"고 적었다.
다른 사범대학 학생도 "학폭 피해자였던 재학생으로서 피해자분을 응원한다.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응원했다. 이 밖에도 "밝은 미래를 응원한다", "꼭 좋은 선생님이 되시길"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