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4506억원으로 직전월(688조6478억원)보다 3조1972억원이 감소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초부터 14개월 연속 감소 추이를 이어오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개인신용대출이 115조6247억원에서 113조4865억원으로 2조1382억원 줄었다. 이 역시 지난 2021년 12월(-1조5766억원) 이후로 1년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금리상승기가 지속되면서 기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고, 여기에 투자 수요 감소 영향으로 신규대출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같은 기간 512조7857억원에서 513조3577억원으로 5720억원이 줄었다. 5대 은행 주담대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자금대출도 130조4182억원에서 128조5152억원으로 1조903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2월(3조3193억원)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기예금 잔액은 예금금리 내림세에도 3개월 만에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815조7006억원으로 집계돼 전월(8122조2500억원)보다 3조4506억원이 증가했다. 수신금리 하락세가 이어진 지난해 12월과 1월 이후 3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는데, 이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에서 법인·지방자치단체 등의 단기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예치된 영향이다.
감소세를 이어가던 요구불예금도 반등했다.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609조1534억원을 기록해 전월(588조6031억원)보다 20조5503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최근 은행권 금리 움직임이 혼재된 영향이다. 그동안 '금리 정점론'이 힘을 받으며 금리가 내려설 것이란 기대가 높았으나 미국발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되면서 금리 방향성이 모호해진 상황이다. 이미 미국과의 기준금리차가 1.25%포인트에 달해 있는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 시 한국은행도 금리를 따라 올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