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아직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수요자들의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 실책을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 기자단과 만나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얘기한다면 (부동산 경기가)바닥을 찍었다고 하기엔 이르다"면서 "지금은 누구도 단기 예측을 자신 있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전체적 상황이 좋아지거나 입지·매물에서 기회가 오면 순식간에 국지적으로 시장이 달아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아직 그런 현상은 없지만 그럴 여지가 있다고 보고, 미세조정 부분에서 실책을 범하지 않도록 겸허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7만5359가구로 전월(6만8148가구)대비 10.6%(7211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은 2012년 11월(7만6319가구)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 장관은 "분양가를 낮춰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정책 당국이 고민할 수 있지만 지금은 이런 고민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굳이 따지자면 지금은 금융위기 때처럼 옥석을 가리지 않고 모두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기보다는 자업자득인 면이 많다"고 했다.
또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마찰 때문에 생긴 소비자들의 소극성을 어떻게 세금으로 부양하느냐"며 "이건 반시장적이고 반양심적 얘기"라고 꼬집었다.
원 장관은 "입지가 최상은 아니지만 차상 정도 되는 곳에서의 미분양은 꾸준히 의미 있는 숫자로 해소되고 있다"면서 "미분양이 이미 최대치에 달한 대구 같은 곳은 더 늘어나지 않고 (1월 미분양) 추가분도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조작 의혹 감사에 대해선 "(공무원들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정황이 짐작은 되지만, 국민 입장에서 용서받기 어려운 것"이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후속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된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전날 돌연 자진 사퇴한 데 대해선 "(박 전 부사장에게) 최근 일신상의 문제가 생겼다"며 "주주총회가 예고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큰 혼란을 일으키기 보다는 우선 절차를 일단락하기 위해 수리 시점을 주총 이후(27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