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을 지명했다.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을 조언하는 자리에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을 임명하면서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더욱 신경 쓴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후임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14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날 브레이너드 부의장을 NEC 위원장에 임명하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는 재러드 번스타인 CEA 위원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을 NEC 위원장에 지명한 것은 연일 제기되는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준 내부에서 비둘기파로 불리던 만큼 적극적 통화정책에 호의적인 인물이고 인플레이션 억제에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유권자들이 경제에 불안해 할 때 브레이너드 부의장 선임은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노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이 매파적 긴축 수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 전월 상승폭인 6.5%보다 소폭 하락하며 7개월 연속 둔화가 이어졌지만, 둔화 속도가 느려졌다. 시장 전망치인 6.2%보다도 높게 나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연준 관계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과열된 경제에서 오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더 오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조기 금리인하를 반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이탈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내부의 매파적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NYT에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제외되는 것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기대치를 높인다"며 "금리 인상 자제에 대한 목소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FOMC 위원으로는 연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비둘기파 인물들이 거론된다. 연은 총재 중 비둘기파 의원이 부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대표적인 인물이 메리 데일리 샌프란스시코 연은 총재와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이다. 폴리티코는 메리 데일리 총재 등이 후임으로 등장하는 소문을 소개하며 "연준을 보는 모든 시선이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후임 인물에게로 향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