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자통신(IT)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은 화상 통신 서비스 업체 줌 비디오가 직원 1300명을 해고한다고 전했다. 이는 전체 인력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줌 비디오는 코로나 19 유행으로 인한 화상 회의 수요 증가로 기업 규모가 2년 만에 3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세 완화와 봉쇄 해제로 사무실 복귀 등으로 화상 회의 수요가 줄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성장이 둔화했다. 지난해 줌 비디오의 수익은 38%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해고 결정에 대해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우리 회사를 철저히 분석하지 않았고 지속 가능한 상태로 성장하는지 평가하지 않았다"라며 "나는 이 같은 실수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일상회복으로 성장이 둔화된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인력 정리해고에 이어 경영진 임금 삭감도 시사했다. 위안 CEO는 급여를 98% 삭감하고 올해 상여금도 포기한다고 전했다. 그 외 임원들도 성과금을 포기하고 급여를 20% 삭감할 계획이다.
줌 비디오뿐 아니라 이베이와 메타도 정리해고 소식을 전했다. 이날 온라인 상거래 업체 이베이는 세계적으로 인력의 4%에 해당하는 500명을 정리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거래가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활성화되다가 대면 사회로 돌아가면서 전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제이미 이아논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번 인력 정리해고는 새로운 기술 등 잠재력이 높은 영역에서 새로운 역할을 창출하고 투자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중간관리자와 저조한 사업 감축을 시사했다. 앞서 메타는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13%인 1만 1000여명을 해고했다. 이후 직원들은 향후 추가 정리 해고에 대한 긴장감 속에 지냈다. 여기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 행사에서 올해를 '효율성의 해'로 정했다면서 회사가 아직 민첩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중간관리자를 줄이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작년 감원보다 점진적이고 개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불름버그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