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러시아에 군수장비 공급 방식으로 전쟁 지원"

2023-02-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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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경우 러시아 수입 40% 차지

러시아의 제재 피하는 방식 보여준다는 지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사진=타스·연합뉴스]

중국이 군수장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미국의 비영리 국방연구기관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의 러시아 세관 자료를 분석해 "중국 국영 방산업체들이 내비게이션 장비, 전파방해 기술, 전투기 부품 등을 러시아 정부 소유 방산업체에 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4일 침공 이후 국제제재로 대러시아 수출이 제한된 품목만도 8만4000건이나 러시아에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중국의 제재 대상 기업 10여곳이 활발하게 무역을 벌인 사실도 파악됐다.

중국 국영 방산업체인 폴레테크놀로지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군용 헬기의 항법 장치를 수출했고 푸젠 나난 바오펑 전자는 장갑차용 통신방해 망원안테나를 공급했다. 그 외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국영 항공사인 AVIC 인터내셔널 홀딩이 러시아 국영 군수업체에 전투기 부품을 수출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2월 서방의 첫 제재 부과 후 통상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수개월 만에 기존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대러시아 반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은 중국산으로 드러났다.

같은 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국 국제금융협회(IIF)를 인용해 지난해 1~9월 러시아는 전년 동기(18억 달러)보다 많은 24억5000만 달러 상당의 반도체와 전자회로를 수입했고 중국·홍콩이 러시아가 수입한 반도체의 약 40%를 공급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료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는 방법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나오미 가르시아 C4ADS 애널리스트는 "국제 조사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영 방산업체는 계속해서 러시아 방산업체에 군용 부품을 보내고 있다"며 "러시아 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 같은 부품을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 국방부, 경제부는 논평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디미트리페스코브는 "러시아는 안보를 보장하고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잠재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중국 정부는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류펑위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이 러시아에 원조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근거도 없고 억측에 불과한 의도적 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제법에 근거하지 않는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5~6일 방중을 통해 중국의 러시아 지원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정찰 풍선 사태로 인해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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