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외교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1일 미국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MSC에 참석할 경우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박 장관은 "강제징용 피해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러한 내용을 일본 측에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해 왔다"며 "마지막까지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인 한일 협의를 통해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17∼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는 '안보 분야의 다보스포럼'으로 평가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포럼이다. 박 장관과 하야시 외무상 모두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일 양국은 이번 쟁점을 타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기로 밝힌 상황이다. 두 장관이 만나면 양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강제징용 해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피해자들에 대한 설득 여부다. 외교부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소송 3건의 피해자 유족을 모두 만나겠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성사 될지는 불투명하다. 피해자 유족을 직접 만나려면 법률 대리인과 지원 단체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피해자 단체들은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안과 소통 방식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와의 만남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됐느냐'는 질문에 "확정판결을 받으신 분들을 포함해 아웃리치를 진행 중이다"라며 피해자 설득 여부와 관련해 아직은 진전된 논의가 없음을 시사했다.
앞서 외교부는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으로 '제3자를 통한 판결금 지급'을 제시하며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을 협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현재 일본 당국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배상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고 피고기업의 직접 배상이나 배상금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