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려라" 중국 주식발행등록제 전면 시행 '초읽기'

2023-02-0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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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촹반·촹예반 이어 상하이·선전 메인보드로 전면 시행

경기하방 압력 속 기업 자금조달 '숨통' 기대

中 IPO 시장도 '활황' 기대

중국증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주식발행등록제 시범 도입 4년 만에 상하이·선전증시 메인보드로까지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국 지도부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더 용이하게 하고 실물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상하이·선전 메인보드로 전면 시행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1일 상하이·선전 메인보드에서 주식발행등록제 전면 시행과 관련한 주요 규칙을 발표하고 8일까지 일주일간 공개의견 수렴에 돌입했다고 중국 상하이증권보 등 현지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주식발행등록제는 현재 기업들이 증감회 인가를 받아야 상장하는 것과 달리, 서류 적격 여부만 거래소에서 검증받으면 20거래일 이내 등록절차를 거쳐 바로 상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로써 기업들은 기존처럼 증감회로부터 상장 승인 인가를 받기 위해 길게는 수년씩 대기할 필요가 없어진다. 현재 상하이·선전증시 메인보드에서 상장 대기기업 수만 약 300개에 달하고 있다.
 
기업 상장은 한결 수월해졌지만 동시에 정보공시 등 상장사 관리는 한층 더 강화해 주식시장에서 불량기업들의 퇴출도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증감회는 상하이·선전 메인보드 규칙도 뜯어 고치기로 했다. 미보전 결손금, 순자산 대비 무형자산 비율 등과 같은 까다로운 상장 요구 조건을 없애고, 기업 예상 시가총액·순익·매출·현금흐름 등으로 기업가치를 종합 평가하기로 한 것. 기업들의 상장 요건을 한층 완화한 셈이다. 
 
또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촹예반처럼 메인보드에서도 신주 상장 5거래일간 주가 상·하한폭 제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현재는 상장 첫날 주가 상·하한폭을 ±44%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상장 후 6거래일부터 일일 주가 상·하한폭 ±10%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밖에 장중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한층 강화하고, 신주 상장 첫날부터 신용대주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도 이번 주식발행등록제 전면 시행 개혁안에 포함됐다.
 
경기하방 압력 속 기업 자금조달 '숨통' 기대
 

중국 IPO 시장 성장세 [자료=제일재경일보]

사실 주식발행등록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11월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에서 주식등록제 시범적으로 실시할 것을 강조하면서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이후 2019년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과학혁신판) 출범과 함께 주식발행등록제가 첫 시범 도입된 데 이어 2020년 6월 선전증권거래소 촹예반(창업판), 2021년 11월 베이징증권거래소에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4년간의 시범시행 끝에 상하이·선전 메인보드로까지 전면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주식등록제 전면 시행으로 기업들은 메인보드 상장 문턱이 낮아짐으로써 자금 조달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은행 대출, 채권 발행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 특히 최근 중국 경기 하방 압력 속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중국 현지법인인 가오성가오화(高盛高华) 쒀리후이 총경리는 제일재경일보에 "주식발행등록제 전면 시행은 중국 자본시장 발전의 중대한 이정표로 기대가 매우 컸다"며 자본시장이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더 큰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주식발행등록제 시행으로 중국 기업공개(IPO) 시장도 한층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실제 주식발행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시행한 지난 4년간 중국 IPO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 세계 IPO 시장이 시들한 가운데서도 중국 본토기업 IPO 공모액은 100조원 이상에 달하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IPO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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