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날개 단 배터리 업계, 경기침체 우려에도 '고속질주'

2023-01-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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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마다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에도 배터리 제조사들의 고속질주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0조1241억원, 영업이익 1조8080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각각 48.5%, 69.4%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3.4%, 57.9% 증가한 25조5986억원, 1조213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삼성SDI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등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각국의 정책적 지원 확대와 소비자 인식 제고 등을 이유로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 계획에 따라 전기차 생산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상황”이라며 “경기 영향을 덜 받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공급하고 있으며 주력 제품인 P5에 대한 고객 수요는 더욱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전세계 전기차 수요가 작년보다 40% 가까이 성장한 147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도 올해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작년보다 39% 확대된 1590억 달러(약 195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북미 지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합작법인(JV) 설립 여부와 관련해 손 부사장은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사업 기회가 많이 창출되고 있다”며 “당사도 다수 고객사와 협의 중으로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방산업 성장과 함께 삼성SDI가 구축하고 있는 순수 전고체 전지 생산설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에 생산설비를 준공해 하반기에는 시제품 제작에 돌입할 계획이다. 우선 소형 시제품을 제작해 성능, 소재, 부품, 공법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한 뒤 셀 대형화, 생산량 확대 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설비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해 연말까지 300GWh(기가와트시), 2025년 말까지 54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매출 성장은 작년 대비 25~3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 역시 배터리 기업의 실적 성장세에 기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ESS 시장 수요가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망용은 미국의 IRA, 유럽의 에너지 수급 불안 등의 영향이 주효하며, 주택용은 각국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으로 인해 고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날 실적발표회를 통해 전지 소재·공법·시스템 등을 개선한 전력용 ESS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부사장은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신공법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15% 이상 높인 ESS 전용 셀 제품을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라며 “안전성과 효율을 극대화한 셀-모듈-시스템 일체화 전력용 ESS 솔루션도 하반기 내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온의 작년 경영실적은 내달 7일 SK이노베이션 실적발표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SK온이 7조6000억원 안팎의 매출과 96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SDI 자체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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