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액 서둘러라"...'래미안 원베일리'도 공사비 갈등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현장.[사진=유대길 기자 [e-mail]]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 단지는 올 8월 입주를 앞둔 강남권 대단지다. 갈등의 원인은 '공사비 증액'으로, 최악의 경우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최근 조합에 '공사비 증액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으면 일반분양 대금이 들어오는 통장의 사업비 인출에 동의하지 않겠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해당 통장은 일반분양 대금이 들어오는 조합 명의의 통장으로, 출금을 위해서는 통장 내역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공사의 인감이 필요하다. 

삼성물산이 이같은 행동을 취한 배경에는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조합이 성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께 조합이 요구한 대로 단지 고급화를 위해 공사비를 추가 투입했고, 당시에는 조합도 이에 동의했다. 고급화 설계에 따른 공사비 증액 규모는 약 15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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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이 요청한 커뮤니티 고급화를 수용하면서 공사비가 기존 계획보다 10% 이상 증액됐고, 이를 한국부동산원에 검증해 공사비를 재협상할 것을 당시 조합과 협의했다"면서 "조합이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부동산원에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의미에서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신반포3차와 경남 아파트 등을 재건축하는 래미안원베일리는 지상 최고 34층, 23개 동, 2990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이 중 224가구를 지난 2021년에 일반분양했다. 당초 조합과 시공사가 맺은 도급 계약공사비는 1조1277억원 규모다.

현재 래미안 원베일리는 조합 내분으로 조합장과 부조합장 모두 공석 상태다. 부조합장은 지난해 9월 총회에서 해임됐고, 조합장은 법원 가처분 인용결정에 따라 직무가 정지됐다. 조합은 올해 1분기 내로 새로운 집행부를 꾸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