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구 중 '나홀로 규제해제'...강동구, 매수심리 '꿈틀'

2023-01-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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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의 부동산 규제지역을 5일부터 해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모습 [사진=연합뉴스]



5일부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부동산 규제가 전면 해제됐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서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최대 70%까지 허용되고, 양도세 중과와 비과세 거주요건, 청약 재당첨 등 각종 규제가 사라진다. 특히 '강남 4구'에서 유일하게 규제가 풀린 강동구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분위기 변화도 일부 감지된다.
 
규제 해제 첫날인 5일 강동구 중개업소에서는 시장 분위기와 전망을 묻는 매수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당장 거래 계약서를 쓰지는 않았지만 매수 대기자들의 태도가 종전보다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집주인의 경우 급매로 내놓은 매물을 거두거나 일부 가격을 조정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인근 J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 이후 거래를 잠깐 보류해 달라는 집주인들의 요구가 많았다"면서 "대부분 급급매 가격이었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 하락 조정은 깊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2개월간 시장 상황을 본 뒤 가격을 재조정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 단지는 최근 무더기 계약이 체결되며 '가격 바닥 다지기' 모습이 관측됐다. 고덕그라시움은 지난달 20일 전용 59㎡가 10억500만원에 거래되며 고점 대비(지난 2021년 8월, 15억3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급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가격이 10억원대에 안착한 뒤 최근 3개월 사이에 5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연간 거래량(10건)의 절반 이상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최근 한 달간 전화 한 통 없다가 이날 오전에만 3~4통의 매수 문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당장 사겠다는 것은 아니고, (본인이 제시한) 급급매 가격에 매물이 나오면 꼭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이미 그 가격대 매물은 소진돼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S공인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자들도, 매도자들도 이제 가격 측면에서는 '바닥이 거의 다 왔다'는 분위기"라면서 "지금은 저점 상관없이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하겠다는 등 경험 많은 매수자들이 움직이는 시장이고, 추세적인 움직임은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나야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전용 84㎡가 10억원대 밑으로 떨어지며 가격이 급락했던 강동구 상일동 대단지 '고덕리엔파크'도 급매물이 거둬들여지는 분위기다. '고덕리엔파크 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3일 9억1800만원에 거래돼 약 1년 만에(11억5000만원·2021년 8월) 2억3200만원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강동구에서 가장 허들이 낮은 단지였는데도 이번 조정 때 시세가 많이 하락했다"면서 "정부 발표 이후 9억원대 매물은 정리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동구에서는 둔촌주공 실계약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둔촌주공은 강동구에 위치해 중도금 등 대출규제가 대거 풀리고, 실거주 요건과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가 빗겨가 이번 정책의 최대 수혜 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는 오는 17일까지 당첨자 계약이 진행 중인데, 업계에서는 실계약률이 60%를 넘으면 시장 분위기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전용 84㎡ 분양가가 13억원대였는데 실제 계약률이 50%만 넘어도 강동구와 송파구 일대 '국민평형' 아파트는 지금 가격보다 더 떨어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면서 "기존 가격 방어는 물론, 앞으로 건설사들이 서울에서 분양하는 모든 아파트들의 물리적, 심리적 지지선이 되는 단지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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