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불안, soc예산 대폭 축소…2023년 건설업, 한계기업 급증으로 경착륙 우려

2022-12-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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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23년 건설시장은 금리상승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 등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금경색과 건설사 수익성 악화에 따라 전문건설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건설경기를 지탱할 공공투자 부진과 민간투자 위축으로 건설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SOC예산 올해보다 10% 이상 감소...민간투자도 위축
 
2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은 '2022년 건설·주택시장 평가 및 2023년 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건설시장은 선행지표와 동행지표의 불일치가 심화하는 가운데, 주요 생산요소인 건설자재, 인건비 상승, 금리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부진했다.

내년 건설경기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공공투자는 사회간접자본(SOC)예산 축소로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민간투자 역시 경기침체, 금리상승 등으로 위축이 예상된다.
 
내년 건설투자액은 256조원으로 전년 대비 0.4%, SOC예산은 2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건설경기 부진의 원인이 급증한 공사비였다면 내년에는 자금시장 불안정이 건설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전문건설업은 공사비 상승에 따라 계약액은 증가했으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체감경기는 부진한 상황이다. 건정연에 따르면 내년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119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도급 계약액 증가율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실질 계약액 증가율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문건설 개별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상황(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SC-BSI)은 최근 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2023년 전문건설업은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시장 악화, 기업 도산 우려, 상호시장 진출 불균형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정연은 "올해부터 적자기업이 증가해 개별 건설사들의 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높은 수준의 금리는 이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특히 주택경기까지 얼어붙어 미분양이 크게 증가할 경우 한계기업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건설경기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금융환경이 개선되는 2024년 이후에나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위축, 미분양 증가...자금시장 경색에 한계기업 증가 예고

주택시장은 올해 시장금리 상승으로 수요가 위축돼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분양이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공급 여건마저 악화된 상황이다.

실제 올해(10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26만2000가구, 수도권 7만6000가구로, 전년대비 각각 44%, 30%씩 줄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면 올해 전국 48%, 수도권 29%의 거래량이 급감했다.

가격지수와 수급지수 모두 수축 국면에 위치해 2023년에도 주택경기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건정연의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수급 지수는 70, 수도권 수급지수는 69.5로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중이다.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수도권 아파트 기준 매매·전세 가격은 내년에도 4% 안팎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경기는 2025년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매가격의 저점은 2023년 3월~2024년 2월, 전세가격 저점은 2025년 2월로 예상된다고 건정연은 분석했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시장위험이 심화됐고, 수요의 급격한 위축에 더해 미분양과 공급 여건마저 악화되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이 인플레 완화를 위해 2023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주택가격은 L자형 횡보를 보여 시장 경착륙 위험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비용 상승으로 기업의 체감경기가 악화되면서 시공 주체인 전문건설업체의 이익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건설경기 부진과 공사비 상승 충격은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종합에 비해 전문건설업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기 때문에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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