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증권사 CEO, 이번주 거취 결정… 연임·유임 가능성↑

대형증권사 대표이사들이 사실상 연임·유임을 확정지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사진=각 사]

증권사 대표이사 거취가 이번 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실적 감소와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은 증권사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중심을 두고 대부분 CEO 연임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사실상 5연임을 확정했다. 이번 주 인사·조직 개편을 통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다양한 난항을 겪은 한투증권이지만 2018년 정 대표이사 취임 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데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등이 연임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도 연임이 결정돼 KB증권 사상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계열사 대표이사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박 사장과 김 사장을 추천했다.
 
KB증권이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 연임을 의결하는 대추위를 별도로 진행한 후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을 받으면 연임이 확정된다. 임기는 2023년 12월 말까지다.
 
삼성증권도 유임을 통해 조직 안정화를 택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장 사장은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정통 삼성맨’으로 관리, 인사, 기획, 상품개발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18년 7월 배당오류 사고 수습을 위해 직무대행으로 부임한 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지난해 삼성증권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하는 등 경영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일찌감치 대표이사 임기를 2년 연장해 놓은 상태다. 임기 만료일은 2024년 3월다. NH투자증권은 타 경쟁사에 비해 실적이 부진했다. 다만 실적 감소 요인이 기준금리 상승, 국내 증시 투자심리 위축 등 대내외적인 시장 환경이 악화된 영향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 이만열 사장도 변수가 없는 한 무난히 연임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CEO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밖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 △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 등도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나증권은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대표이사 내정자로 결정했다. 기존 대표이사직을 맡았던 이은형 하나증권 부회장은 겸직 중인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총괄 부회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하나증권 대표이사를 맡은 지 2년 만이다.

신한투자증권도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를 줬다. 기존 김상태·이영창 각자대표체제에서 김상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GIB총괄 각자대표로 취임한 후 IB부문 경쟁력을 개선시켰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을 둘러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형 증권사들은 변화보다 안정적인 인사를 통해 리스크 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며 “대조적으로 중소형 증권사는 실적 악화, 유동성 위기 등에 취약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