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150조원 규모인 '지방금융지주 맏형' BNK금융지주를 이끌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이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확정됐다. BNK 계열사 현직 CEO 9명과 외부 인사 9명 등 총 18명이 수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치게 됐다.
이날 오전 임추위를 개최한 BNK금융은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 추진 방안에 따라 임추위에서 내부 CEO 후보군 9명과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외부 CEO 후보군 9명을 대상으로 후보군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그 결과 내부와 외부 후보 모두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내부 후보와 외부 추천 인사 18명을 CEO 후보군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내부 후보군으로는 이미 알려진 대로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등 9개 BNK 계열사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에서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이 쇼트리스트에 오를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외부 후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BNK금융지주 출신인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안효준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명단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78)과 재정경제부 국장 출신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73),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71) 등이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정된 일정대로 선임 절차가 진행되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쯤 BNK금융 차기 수장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후보는 이르면 1월 중순쯤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임추위에서 결정된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주주총회 결의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BNK금융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한편 이번 BNK 수장 선임과 관련해 최대 관전 포인트는 '관료 출신 외부 후보군'과 'OB(올드보이)의 귀환'이다.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수장 인선 개입과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BNK는 김지완 전 회장 조기 사임과 함께 금융당국 요구에 따라 내부 후보뿐 아니라 외부 후보도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내부규정을 바꿔 관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더욱이 만 70세 이상은 회장 재임이 금지된 여타 금융지주와 달리 BNK에는 별도로 나이 제한이 없어 고령인 OB 지원자들이 많다는 점도 수장 인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허진호 BNK금융 임추위원장은 "내년에도 금융시장에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기에서 BNK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를 최종 후보자로 추천하기 위해 최대한 공정하게 승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