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공포에 국제 유가·증시 하락…"2023년, 30년 만에 최악의 해"

2022-12-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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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모습. 근로자들 뒤에는 '인플레이션 괴물을 멈춰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기침체 공포에 국제 유가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전역이 경기침체에 휘청이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다.
 
국제 유가 러-우크라 전쟁 이전으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근월물)은 2.68달러(3.5%) 하락한 배럴당 74.25달러에 거래되며 올해 최저치를 찍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올해 기록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브렌트유 선물(근월물)은 3.3달러(4%) 밀린 배럴당 79.3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하락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WTI는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브렌트유는 올해 1월 3일 이후 각각 최저가다.
 
RJO퓨처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엘리 테스파예는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배럴당 80달러가 새로운 최고가가 될 것이며, 그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면 매우 놀랄 것 같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최악의 에너지 위기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에 불안해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 분석기업 케플러의 애널리스트인 맷 스미스는 “오펙 플러스(OPEC+)가 더 이상 감산에 나서지 않기로 하고,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가 시작됐으며, 오늘 주식 시장이 완패하면서 석유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에서 도피하는 모습”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앞서 OPEC+는 지난 4일, 10월 정례회의에서 합의한 감산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OPEC+는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고 이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서비스 부문 활동이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럽 경제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금리 상승으로 인해 둔화됐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의 많은 도시가 코로나19 관련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원유 선물의 출혈을 멈추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과 임박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에 나스닥지수가 2% 하락하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로 인해 러시아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의 올해 1~11월 석유 및 가스 콘덴세이트 생산량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소식과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인해 석유 시장은 단기간 변동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 30년 만에 최악의 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4%로 제시했다. 이는 1993년 이후 2009년과 2020년 위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장률로, 30년 만에 최악의 해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월가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그룹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경제가) 앞으로 험난한 시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가볍거나 심각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 메모를 통해 "지속적인 경기 회복을 위한 경제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며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여전히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 시장 전략가들도 경기침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에 따르면 S&P500이 11월까지 한 해 동안 15% 혹은 그 이상으로 하락할 경우 12월에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S&P500은 19% 급락했다. 크린스키의 분석대로라면 12월에 약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월가의 대표적인 하락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클 윌슨은 주식 시장의 반등세가 올해 12월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거두고,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정리 해고도 시장에 우울함을 더하고 있다. 트위터, 메타플랫폼, 아마존 등 기술 기업에서 시작된 해고는 금융 부문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모건스탠리는 경기침체로 인해 글로벌 인력에서 약 200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채용을 늦추고 있다.
 
다만,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등은 내년 하반기에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점쳤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완화하고 노동시장이 냉각되면서 증시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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