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표 쇼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와 블랙프라이데이(블프)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흥행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코세페는 이태원 참사로 화려한 개막 대신 조용히 시작을 알렸고 오는 25일부터 개막하는 블프는 21일 사전 축제가 시작됐지만 예년만큼 호응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4분기 국내 소매유통업계 경기 전망지수는 73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1분기 때와 같은 수치이며 2002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던 팬데믹 시기 6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특히 편의점은 60으로 전 분기 103에 비해 크게 하락했고 대형마트는 10포인트 하락한 76을 기록했다.
4분기는 통상 코세페가 열리는 만큼 유통업계 경기전망지수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통업계가 이례적으로 4분기 불황에 직면했다는 이야기다.
4분기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는 배경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코세페 행사 축소다. 이태원 참사로 코세페 추진위원회는 행사를 개최하되 페스티벌 느낌은 자제하는 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개막 행사를 비롯한 각종 지역 축제는 취소됐고 유통 채널들도 마케팅을 크게 축소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망을 보면 백화점과 할인점은 가계 구매력 축소가 누적되고 소비심리가 악화되며 업황 둔화가 예상된다"며 "면세점은 중국 광군제 성수기 효과가 관건인데 수요 일부가 9월에 반영되며 예년과 같은 계절적 매출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쇼핑 축제인 미국 블프도 예년과 같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블프는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줄어든 데다 고환율로 해외 구매자들의 구매력마저 위축되는 겹악재에 직면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가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은 이번 휴가 시즌에 작년보다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생활비 부족이 이유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10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41%가 생활비 충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1년 전만 해도 29% 수준이었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인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미국 백화점 그룹 콜스와 대형마트 월마트 역시 경제 불확실성으로 4분기 실적을 관망하기로 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 금리, 경제 불확실성으로 고객들이 지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4분기에도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