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사고에 대한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참사 발생 후 5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해 늑장 대응한 혐의를 받는다. 용산서는 참사 전 작성한 보고서에서 핼러윈 직전 주말 하루 약 1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이태원관광특구 등에 밀집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 사고 당일 투입된 경찰 인력은 137명이었다.
이 전 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특수본은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에서 용산서가 경비기동대를 요청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특수본은 참사 전후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혐의로 입건된 최 서장에 대한 조사도 같은 날 진행한다.
참사 당일 경찰은 오후 8시 37분과 오후 9시 1분 두 차례 서울종합방재센터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지만,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 특수본은 이 과정에서 최 서장이 현장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사고 발생 직후 대응 2단계 발령이 늦어져 인근 소방서 인력이 신속하게 투입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경위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수본은 최 서장을 상대로 수십 명이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있는데도 신속하게 대응 2단계를 발령하지 않은 이유를 추궁할 방침이다. 대응 2단계는 10명 이상, 3단계는 20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 각각 발령된다. 대응 2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참사 당일 오후 11시 13분 발령한 바 있다.
특수본은 소방당국 내부 문건, 보디캠 현장 영상, 무전 녹취록, 최 서장의 개인 업무기록 등의 증거와 소방대원들의 진술을 통해 관련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