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올해 3분기 누적순익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속 이자이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이 급감하고 대손비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이 속해있는 일반은행은 이자이익을 발판삼아 실적이 개선된 반면, 국책은행과 같은 특수은행 실적은 전년도보다 2조원 가량 급감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9개월 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5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15조700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8000억원) 감소한 것이다.
금감원 측은 "이자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금리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매매손실 등으로 인한 비이자이익 감소와 대손충당금 확대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은행 누적순익 감소에)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적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은행권 이자이익 규모가 4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조7000억원)보다 20% 이상 급증했다. 이는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순이자마진(NIM)도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작년 3분기 2784조원대였던 은행권 이자수익자산(평잔) 규모는 1년 만에 3078조원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순이자마진 역시 1년 만에 0.15%포인트 개선된 1.59%를 나타냈다.
반면 비이자이익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불과해 전년 대비 무려 73% 가까이(4조5000억원 감소)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부문은 유가증권관련손익으로 1년 새 2조10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수수료 이익 역시 3000억원 줄었다. 다만 외환 및 파생관련이익은 소폭(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판관비(판매+관리비) 규모는 전년 동기(17조5000억원) 대비 6000억원 증가한 18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으나 물건비가 늘어난 데 기인한 것이다.
최근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 은행들이 손실흡수능력 강화에 나서면서 대손비용도 급증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국내은행이 쌓은 대손비용은 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000억원)보다 71% 이상 늘었다. 이에대해 금감원은 "지난 6월 은행권 TF를 통해 대손충당금 산정 시 '미래전망정보' 산정방식을 개선했다"면서 "그 결과 신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1년 전 1조원 수준이던 은행 누적 영업외손익은 31억원으로 올들어 99% 이상 감소하며 거의 거두지 못했다. 은행 법인세 비용은 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억원(3.5%)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라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현황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자본비율이 취약한 은행에 대해 자본 관리 강화를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