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17일(현지 시간) 대규모 증세와 공공지출 삭감이 담긴 새로운 예산안을 발표한다. 예산안 발표의 정확한 시간은 나오지 않았지만 관례 상 점심시간 전후(한국시간 기준 오후 9시 전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영국 정부는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지난 10월,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면서 큰 혼란을 맞았다. 에너지 지원 등을 늘리면서 감세를 발표해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파운드화 가치는 대폭 하락했다. 이에 정부는 물가 상승세를 잡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번 예산안에 550억파운드(약 87조원) 규모의 재정 구멍을 메꿀 방안을 담아야 한다.
영국 정부는 증세를 통해 재정 구멍의 200억파운드(약 31조원)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리시 수낵 총리는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안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유가 상승으로 수익이 늘어난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했다. 소득세 구간을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공 부분 지출 삭감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의료, 복지, 교육 등의 당장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보다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손을 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 비용 지원은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가 재정 구멍 채우기에 힘쓰는 만큼 기준금리도 고려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현재 영국 공공부채는 2조4500억파운드(3858조원)다. 금리 전망이 1%포인트 달라지면 이자 지급액이 연 245억파운드(약 39조원) 움직인다. 영국 잉글랜드 은행(BOE)는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고 기준금리는 3.0%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것으로 보이면서 영국 기준금리도 5%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